7일 오후 오래간만에 찾아 본 부춘산 체육공원이 떠들썩합니다. ‘이겼다!’는 승리의 함성소리에 길 따라 아름드리 피어났던 꽃들이 화들짝 놀라 숨을까, 구경할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고민합니다.

 

족구장에는 일주일 내내 직장에서, 또 사업장에서 쌓였을 스트레스를 모조리 날려버리기라도 할 기세로 족구경기에 몰입하고 있는 동호회 아버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나 열심히 경기에 임했는지 모두 하나같이 온 몸이 젖었지만 즐거움이 묻어나는 얼굴표정들을 보니 새롭게 시작될 한 주간을 거뜬히 맞이할 준비가 돼 있어 보입니다.

 

바로 옆에서는 아빠, 삼촌, 형, 동생이 팀을 나눠 축구경기가 한창이고, 통 넓은 바지를 입어 운동하는데 거추장스럽지만 기꺼이 아이들과 함께 농구공 들고 열심히 뛰는 어머니의 모습에 빙그레 웃음이 절로 나고, 배드민턴 재미에 푹 빠진 어린 아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는 모습도 정겹습니다.

 

소나무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청년들의 밝은 얼굴이 꽃송이 자체요, 한 외국인 엄마가 “아유 오케이?”를 연발하며 밀어주는 그네에 탄 노랑머리 딸래미 얼굴이 드높은 가을하늘을 향해 치솟아 오르고, 동생과 함께 타던 시소는 어느 순간 동생이 고집을 부려 균형 잃고 멈춰 섰지만 마음이 넉넉한 형님이 얼르고 달래 또 다시 하늘높이 쿵덕쿵 화합의 방아를 찧어댑니다.

 

그렇게 시끌벅적 요란한 체육공원 주변을 걷는데 아들 삼형제와 나란히 걷는 대가족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뒤를 돌아 사진을 찍습니다. 계단을 오르니 생각지 못했던 조각공원 폭포가 가동 중입니다. 아들 둘과 함께 간단한 간식을 싸와 폭포 옆 정자에 앉아 나누며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는 가족이 누구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돌아 나와 옥녀봉을 향해 걷는데 산책 나온 어느 집 강아지는 모처럼 가을바람 맞아가며 힘껏 내달려보고 싶은데 그 마음도 몰라주고 목줄 도통 놓아주질 않는 주인장이 맘에 안 드는 지 목에 힘주고 낑낑대며 걷는 모습이 마치 시소 타며 고집 부리던 동생 같습니다.

 

부지런한 다람쥐 청솔모, 밤톨 잘도 찾아 주어 나르며 겨울채비에 분주하고, 사부작사부작 올라 도착한 옥천암 주변이 가을꽃에 온통 둘러싸여 운치 있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함께 오르던 늦둥이 녀석, 시립도서관 지하 매점에서 먹던 컵라면의 추억이 떠올라 급선회하여 도착한 도서관에는 어김없이 독서삼매경에 빠진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바람 좋고 햇살도 좋은 날 모든 유혹을 물리치고 도서관에 앉아 묵묵히 독서를 즐기는 분들은 늘 존경의 대상이 됩니다.

 

미처 준비 되지 않아 하이힐에 정장을 입고 걸어도 부담이 없고, 곳곳마다 때로는 역동성이 넘치는가 하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쉼터가 되어주는, 그래서 찾기만 해도 힐링이 되어지는 ‘부춘산체육공원’이 서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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