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끝났지만 늦어진 개화에 만개한 국화 만날 수 있어

3일 오전 11시경 고북 국화축제현장을 찾아보았다. 지난 10월 27일부터 사람이 정한 축제가 시작돼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지만 정작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국화꽃들은 당분간 유혹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축제장 입구에서는 이 지역 여성자율방범대원들이 차분하게 교통지도를 하고, 갖가지 먹거리가 즐비해 코너마다 어김없이 바짓가랭이 붙들린다. 사람들이 시음하며 북적이는 한 코너에 가보니 서산시농산물공동가공센터에서 주민들과 함께 연구해 만든 꿀생강차와 흑미생강조청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기용 씨는 “우리고장의 농산물인 서산생강을 활용해서 만든 가공품이 이 축제장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즐겁게 웃었다.

 

또 눈에 띄는 판매장이 있었으니 고북 황토 알타리 무가 차곡차곡 쌓여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인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4단에 만원인데 1Kg에 천원을 내면 농장에서 직접 수확 체험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그렇게 다양한 먹거리 코너를 지나 다다른 국화축제장 입구에는 벌써 돌아나오는 사람들, 입장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모나!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볼 만 하네요.”

“참 잘 해 놨네!”

“입장료를 내고 보아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아. 그런데 공짜야!!!”

 

이곳 저곳 아름다운 꽃들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서 모두 한마디씩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관광객들의 말처럼 축제장은 대형하트와 국화터널, 천사의 날개 등 대형 국화 작품과 다양한 분재국들이 전시돼 있어서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늙어져 쓸모없게 된 포도나무에 국화 줄기 얹어 생명을 불어넣었다. 하트모양 터널 앞은 어김없이 포토존이 되고, 머리가 하얗게 새도록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늙으신 부모님 모시고 나온 대가족이 국화꽃무더기 앞에서 추억을 담는다.

 

노오란 식용 국화 꽃밭이 드넓게 펼쳐지고 한 바구니에 2천원이면 체험할 수 있는 꽃 따기에 여념 없는 사람들 모습이 진풍경이다. 꽃을 닮은 우리 옷을 입고 꽃밭 누비는 아낙들도.

 

“저 사과 참 먹음직스럽다.”

아기 안고 축제장을 찾은 한 가족은 킁킁 사과 향 맡으며 가을을 만끽하고, 커다란 비닐하우스 안에 마련된 먹거리 장터에는 잔치국수, 막걸리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애가 타고, 최고 멋진 모습으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와 함께 담고 싶은 할머니 할아버지는 거금 만원을 들여 사진 전문가에게 즉석사진을 부탁한다.

그렇게 만개한 국화꽃과 함께 가을정취를 만끽하고 돌아와 유리잔에 띄운 국화차 한잔을 대하노라니 시인이 되었다.

'노오란 국화꽃 동동 띄운 유리잔에도 가을이 왔다. 님과 마주앉아 잔 부딪혀 나누는 국화향이 집안 가득 온 몸 가득 퍼졌다. 나는 그렇게 마음에도, 집안에도 가을을 흠뻑 묻혀 들였다.'

 

시인은 아니더라도 시라도 한수 지어 읊어 보고픈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다. 더위에 개화가 늦어졌다는데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국화축제장을 찾지 못한 분들에게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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