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영춘

어제

다저녁때

걷기 운동하였다

 

 

노을은

겅중 겅중

그림자 속을

바람처럼 지나갔다

 

 

나는

노을빛이 물들여놓은 길로

낙엽을

발밤발밤 밟으며 걸었다

 

 

노을들이

호주머니마다 들어와

뉘엿뉘엿

나의 속살을 어루만졌다

 

 

노란 라면사리

노을빛에 끓여

부추를 송송 썰어

노을빛에 띄워

막걸리와 함께 마셨다

 

 

노을에 물든 겉옷 벗어

창가 노을빛에 걸었다

노을냄새가 향기를 뿜었다

벽에 걸린

노을빛 지팡이에서

톡 탁 톡 탁 노을빛 걷기

지팡이소리 시계소리

그 엇박자

노을빛처럼 그 가락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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