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중 시인


         
            김경중

삶의 무게에 지쳐
걸렸던 옷마져 모두 다
내려놓고 운명을
하늘에 맡기며
앙상하게 벗은 나목,

마지막 종말를 기다리며
아무렇게 차가운
땅 바닥에
철푸덕 주저 앉은
바싹 쪼그라든
마른 풀,

일어나 보라는 듯
또 한번,
새 삶을
꿈 꿔 보라는 듯
내리는 비

나무가지 끝에
위태롭게 메달린
나목의 영혼을
겨울비는,
흔들어 깨우고

시든 풀 섶에서
작은 움직임도 없이
마지막 생명의
숨을 헐떡이는
한줌 풀에게도 생기를
넣는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