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김용균(향년 24세)씨의 넋을 기리기 위한 첫 번째 노제가 9일 오전 7시 태안화력발전소 정문에서 진행됐다.

이날 노제에는 고인의 유가족을 비롯해 세월호·삼성백혈병 유가족, 양승조 충청남도지사 등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고인의 일터인 태안화력발전소 9호와 10호기 앞 순회를 시작으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사(弔詞) 낭독과 편지글 낭독,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태안화력발전소 정문에는 추운 날씨에도 고인과 함께 일했던 발전소 비정규직 근로자 등이 '내가 김용균이다'는 옷을 착용한 채 굳은 표정으로 노제를 지켜봤다.

이준석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지회 지회장은 “고인은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궂은 일 마다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노동자였다. 그런데 사망사고가 나자 원청과 하청은 당사자 과실이라고 주장 했다. 용균이가 그토록 바라던 소망은 이 자리에 와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응원할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이룰 것이며 부끄럽지 않은,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규철 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지부 태안지회 지회장은 “여기 있는 우리는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에 속절없이 눈물만 흘려야했다. 발전소에서 벌어지는 죽음은 발주사들의 안전 불감증과 탐욕, 관리감독 기관의 허술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용균 동지가 떠난지 62일 유가족 분들께 한없이 죄송한 날이었다. 작업장이 안전한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현장을 만들며 부디 평안히 잠이 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고(故)김용균 부모(김해기•김미숙)는 “용균이를 보내며 지금까지 마음을 함께 하고, 용균이를 위해 추모의 촛불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인애 기자



▲ 가동을 멈춘 태안화력발전소 9, 10호기를 제외한 1~8호기에서는 여전히 스팀이 나오고 있었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