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초등학력 인정받은 문해교육 졸업식 현장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졸업을 축하합니다. 평생학습관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지 몰라요. 가난 때문에 배움을 포기했던 우리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특별한 졸업식이네요. 선배님들 정말 졸업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한해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들에게 물심양면으로 고생하신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충남서부평생학습관에서 현재 초등학력 2단계 과정을 밟고 있는 송정희 씨가 20일 오전 11시 졸업식장에서 선배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담아 송사를 낭독했다. 이어 초등학력을 인정받고 졸업하는 자리에서 졸업생 서복순 씨가 답사를 낭독한다.

 

“가방 메고 학교에 가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나는 언제 책상 앞에 앉아 연필을 쥐고 공책에 글씨를 써보나’ 하는 가슴 아프고 슬픈 꿈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러한 우리들에게 꿈에도 그리던 학생이 될 수 있게 해준 마음의 안식처인 서부평생학습관, 열과 성의를 다해 가르쳐주신 선생님, 못 배운 한과 가슴앓이를 함께 나눈 친구들,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정든 교실. 우리들에겐 하나 하나 아쉽고 소중한 추억들입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지만 오늘 이 자리는 헤어지는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가지 않은 길의 출발점입니다. 내일의 중학생이 되어 다시 서부평생학습관에 있을 겁니다.....”

 

충남서부평생학습관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20일 오전 11시 김지철 충남교육감, 이종렬 서산교육장, 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생과 가족, 강사, 재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도 초등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이 열렸다.

학습관 평생학습동아리인 ‘어울림 오카리나’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학습활동 영상 시청에 이어 재학생 대표의 송사, 졸업생 대표의 답사, 자녀대표의 감사의 글 낭독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이날 학력인정서와 표창을 수여하는 등 졸업생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졸업장을 받아 든 서복순 씨(67세)는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태어나 배움의 기회를 놓쳤지만 뒤늦게라도 글자를 배워서 읽고 쓰는 게 이렇게 큰 즐거움인지 몰랐다. 이 같은 행복감을 준 선생님들과 친구들, 그리고 학습관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어머니의 특별한 졸업식을 지켜보던 한 자녀는 "우리 엄마가 이제 그동안 못 배운 설움과 한 떨쳐버리시고 당당하고 멋지게 남은 인생도 열심히 배우면서 살아가시기를 바란다."며 축하했다.

김지철 교육감은 “나이를 잊고 배움을 시작한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존경과 축하의 말을 전한다”면서 “이 졸업식이 배움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초등·중학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문해교육을 적극 지원해 드려 배움의 한을 풀어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졸업생들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 오카리나 연주-식전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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