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대회 현장을 찾아서..

정월대보름(2.19일)을 즈음하여 마을마다, 단체마다 윷놀이가 한창이다.

 

현대인들은 윷놀이를 그저 재미나 놀이쯤으로 여기지만 우리 조상들은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소망을 가득 담아 진중하게 윷가락을 던져 올렸다. 윷판은 농토였고, 윷말은 윷을 던져 나온 윷패에 따라 움직이는 계절의 변화를 상징해 풍년을 가져오는 것으로 여겼다.

 

윷, 윷판, 윷말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가능한 윷놀이대회가 22일 오후 5시 운산가든(서산시 운산면 소재)에서도 벌어졌다.

 

전국지역신문협회충남협의회(회장 서영태)가 주최하고 서해안신문서산주재기자단(단장 양기봉)이 주관한 이 대회는 새해를 맞아 14개((사)전국지역신문협회충남협의회, 서해안신문사, 편집자문위원회, 서산주재기자봉사단, 서부본부기자봉사단, 당진주재기자봉사단, 문화탐방단, 콘티비충남방송, 충남농어민신문사, 서산시자연보호협의회, 진아 아리아리봉사단, 충남뉴스통신, 어버이장학회, 당진시귀농귀촌협의회)자매단체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친목을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서영태 충남협의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14개 자매단체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코자 자리를 마련했다. 오늘 서로 덕담도 나누고, 윷놀이를 통해 소통하면서 서로를 더 잘 알아가는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0여 명의 참석자들은 각각 1:1로 대결하며 예선전을 치르고 준결승을 거쳐 최종 두 사람이 결승전에 오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어떤 이는 예선전에서부터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탄식의 한숨을 쉬었다가도 신명나게 벌어지는 윷판에 금세 응원꾼으로 나서며 즐거움을 이어갔다.

 

“윷이다!”

“모다!”

“걸 나와라!”

“나는 연속 개만 나오네!”

“잡을 수 있게 이번엔 도 나와라!”

“잡았다!”

“아이고, 잡혔네!”

 

하하하, 호호호 윷가락 던지는 놀이꾼도 즐겁지만 지켜보는 응원꾼의 재미도 쏠쏠하다. 서로 잡고 잡히면서 승부를 겨루는 동안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무궁무진한 변화 앞에 윷 패의 결과를 지켜보는 놀이꾼도, 응원꾼들도 손에 땀을 쥔다. 어느 때는 기쁨의 함성을 내지르는가 하면, 어느 때는 아쉬움의 탄식소리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내지르며 모두 놀이 속에 흠뻑 빠져들고 만다. 그야말로 무아지경이다.

 

그렇게 흥겹게 치러진 이날 대회에서는 당진시귀농귀촌협의회 김승현 회장과 서해안신문서산주재기자단 최현록 총무가 최종 결승전에 올랐다.

 

최현록 총무는 “매년 윷놀이대회에 참여해 왔는데 그동안 예선탈락이 최선이었다. 오늘 결승전 까지 온 걸 보면 올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면서 비장한 각오로 결승전에 임했다.

 

예선전부터 순조롭게 결승전까지 오른 김승현 회장은 “윷놀이가 재미있는 것은 수를 쓸 수도 없고, 실력도 필요 없고, 몇 년을 던졌나 하는 경력조차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허리가 아파도 놀 수 있는 것이 윷놀이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고, 우리 모두를 웃게 하고, 뭉치게 하니 반드시 후세까지 이어져야 할 참 좋은 놀이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우리의 민속놀이 예찬을 거듭하며 윷가락을 현란하게 던져 올렸다.

 

모든 참가자들이 빙 둘러싸고 응원꾼이 되어 때로는 “와!”하고 함성을, 때로는 “워칙혀”하며 탄식하는 소리가 교차하는 가운데 김승현 회장이 최종 승을 거두며 대회가 마무리 됐다.

 

함께한 회원들은 만찬을 나누며 소통하고, 푸짐한 경품추첨으로 기쁨은 배가 됐다.

 

놀이에 참여한 윤미경(당진귀농귀촌협의회) 씨는 “도시에서 살 때는 이렇게 어우러져 함께 놀이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역시 시골이 좋다. 내가 귀농하길 참 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모두 선물꾸러미, 추억 하나씩 간직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쟁반같이 둥그런 보름달이 어느새 어두워진 길목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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