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연속보도] 위기에 몰린 당진지역 학교급식, 과연 아이들은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다음 주 개학을 앞두고 어른들이 이권싸움을 벌이는 동안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등교해서 급식을 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진시 아이들 먹을 권리 찾기 위한 학부모 기자회견이 25일 시청 정문 앞에서 진행됐다. 이날 당진시학부모먹거리단, 당진환경운동연합, 당진시농민회, 당진시여성농민회, 어울림여성회,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는 당진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최태석 회장의 대표자 발언과 당진시학부모협의회 박민성 회장의 호소문 낭독 등이 이어졌다.

낭독에 앞서 학생을 대표하여 당진청소년평화나비 김나민 회장은 “급식을 못 먹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다. 학교 친구들과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면 기쁨을 함께 나누던 것도 없어지는 것인지 걱정된다. 급식재료를 주시는 농민분들과 유통과정의 노동자분들, 조리해주시는 노동자분들 모두가 행복해야 저희가 맛있게 급식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급식 체제가 정상화 돼서 마음 편히 학교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12월 학교급식 직영화에 대한 당진시와 당진시 농협해나루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조공법인)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시는 대덕동 냉동냉장창고를 임차하여 개학에 맞춰 학교급식을 준비했었는데 급식물류창고에 지난 20일 조공법인 측에서 집회신고에 나서 갈등이 커졌다.

이에 대해 최태석 회장은 “이것은 실행 여부를 떠나 아이들의 밥상을 엎어버리고자 하는 행위다.”라며 “누구든 아이들의 먹거리를 가지고 장난치거나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당진시는 개학 전 차질 없는 학교급식을 위한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하고, 조공법인 측 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학부모협의회 박민성 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아이들을 굶기지 말라”라며 “학교급식 직영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대세임을 인정하고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을 방해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해서는 안된다.”며 “급식을 위협하는 세력의 모든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부끄럽지 않은 아빠 되자, 엄마 되자, 어른 되자”, “아이들의 밥그릇을 볼모 삼지 마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쳤다.

 

= 직영 전환 이후 첫 식자재 공급 업체 선정과 장소, 배송, 인력 문제 마무리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진지역 학교급식이 정상대로 이루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어른들 싸움에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당진시가 투명성 있고 공공성 있게 학교급식을 운영하기 위해서 부득이 직영화를 결정하면서 생긴 갈등이다. 그런데 급식을 코앞에 앞둔 상황에서 논란이 계속되며 급식 준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논란이 계속될 경우 3월 당진지역 학교 급식은 최악의 경우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약 160억 원에 가까운 혈세를 투입한 APC를 놔두고 당진시는 예산을 들여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진 APC’ 건립을 위해 투입된 금액은 토지 포함 약 183억이다. 토지는 약 40억 7천만 원이 투입됐으면 조공법인이 약 5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당진시는 약 43%의 지분을 갖고 있다. 건물을 짓고 기계설비를 위한 금액은 약 142억 3천만 원으로 당진시가 국도비까지 유치하고 시비를 더해 전액을 투입했다.

이 때문에 당진시는 2019학년도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적격업체 모집을 재공고하기로 했지만 개학시기가 코앞인데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다시 도시락을 싸야하는지 모르겠다며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충남도에서 각 시·군에 급식센터를 운영했는데 13개 중에 8개가 현재 직영으로 운영중이다. 이에 당진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의 보호라든지 농가 육성, 로컬푸드 활성화라든지 시장 확대를 위해선 시에서 직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여러 가지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최종 직영을 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조공법인 측은 직영을 철회하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급식 공급단가는 한 달 전에 결정하는 구조로 시세등락이 급격한 농산물의 특성상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3월부터 학교급식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당진시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급식대란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직영 전환 이후 첫 식자재 공급을 위해 업체 선정과 장소, 배송, 인력 문제 등을 최근 마무리하고 각 학교에 차질 없이 식자재가 공급될 예정이니 영양사와 조리원 등 급식 종사자들은 평소대로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충남포커스 정형록 기자





▲ 당진청소년평화나비 김나민 회장

▲ 학부모협의회 박민성 회장이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최태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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