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인 박영춘

땅위에는 산이 솟아있다

바다에는 푸름 뿐이지만

산은 따뜻하고 아름답다

 

산은 요즘

한사코 말이 없다

아예 쿵 소리도 안 낸다

 

산에 가면 이웃들이 많다

꽃도 새도 많지만

하이얀 뼈도 많다

 

언젠간 나도

산이 되겠지 믿었는데

이젠 아니다

사람들은 마지막 날에

삶의 찌꺼기를 불태운다

하늘로 돌아감이 맞나보다

 

산에는 요즘 길이 없다

움막도 없다

풀벌레 새들만 우짖고

낙엽들만 휘날릴 뿐

산을 지키는 주인은 없다

 

산은 요즘

산지기가 필요 없나보다

그래서 그런지

산은 요즘 적막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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