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농업기술원 내 어린이 농업교실을 찾아서

15일 오후 3시 충청남도농업기술원(충남 예산군 신암면 종경리 351) 내 ‘어린이 농업교실’을 방문해 보았다.

 

입구 로비에는 전통 농기구, 솟대 등을 전시하여 농경의 시작과 농업의 역사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디딜방아와 공놀이, 신나는 수확체험 등을 최첨단 기기를 활용하여 농촌을 친근하게 배울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었다.

 

관계자는 “이곳은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우고 농업과 농촌,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배움의 장”이라고 안내했다.

디딜방아와 공놀이 및 체험영상장치 일부 기기는 고장으로 이용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흙체험장 바닥교체, 체험영상장치 본체수리 등 예산이 책정 돼 4월에 수리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조성된 고운 모래밭에 충남 당진시 신평면에서 아이 둘과 함께 학원을 가는 대신, 이곳을 찾았다는 A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집 다닐 때 단체로 이곳에 온 일이 있다. 그때 알게 돼 종종 찾는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마침 오늘이 개교기념일이어서 무엇을 할까 계획하다가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하고 왔다.”고 말했다.

A 씨의 말대로 이곳은 일주일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오른쪽으로 널따랗게 조성된 고운 모래 위에 소소한 도구들도 함께 준비돼 있다.

관계자는 “이 모래는 항균가공, 점도가 있는 모래로 다양한 모양 만들기가 가능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면으로는 밭흙 체험장이 조성돼 있다. 아이들은 땅을 파보기도 하고 걸어보면서 느낌을 말하기도 한다.

“우리 할머니 밭에 고추를 따러 간 일이 있어요. 그때는 신발을 신어서 느낌을 몰랐는데 맨발로 밟아보니까 이런 느낌이구나 싶어요. 다음에는 우리 할머니 밭도 맨발로 걸어보면서 느낌이 같은지 알아보고 싶어요.”하고 소감을 말한다.

관계자는 “이곳 흙은 황토다. 아이들이 밭의 촉감을 느끼고 작은 텃밭가꾸기 협동놀이가 이곳에서 이뤄진다.”고 안내했다.

 

왼쪽으로 황토볼체험장이 있다. 동글동글한 황토볼을 밟아보니까 간지러운 느낌에 그만 절로 웃음이 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눕기도 하고 뒹굴기도 하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관계자는 “이곳은 황토볼을 이용해 아이들 발 지압이 돼 그야말로 건강놀이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뒹굴고 놀다보면 몸이 더러워지기 마련인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샤워실이 잘 준비돼 있다. 여분의 옷을 준비해 가져가면 좋다.

 

1시간의 시간이 훌쩍 지난다. 이곳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이 많이 아쉬워하지 않느냐 물으니, 관계자는 “부모님들도 어린이들도 짧은 시간에 많이들 아쉬워하신다. 이곳 전담 직원이 없다. 고유의 업무를 보면서 하루 세 번 운영되는 시간에 잠깐 관리하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면서도 “농촌의 꿈과 멋이 있는 공간인 어린이 농업교실은 흙 체험을 통해 농업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농심을 느껴보는 농업체험의 공간이다. 이곳을 방문하시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넉넉하고 따뜻한 농심을 체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후두둑 소나기가 내리고 찬바람이 불어대는 가운데 생활원예1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새집증후군예방과 화훼산업 육성을 위한 공기정화식물들을 우리의 생활공간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와 농업인과 도시민 체험교육 등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인 가치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침실공간에는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자극적이거나 너무 화려한 식물은 피해야 하고 주거환경상 건조함을 개선하기 위해 수경연출도 좋다는 안내와 함께 동양란, 호접란, 선인장, 다육식물 등을 직접 전시해 놓았다.

베란다에는 거실에 앉아 식물을 감상하는 정원 형태가 아니라 정원에 앉아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꾸미면 좋다는 것과 휘발성 유기화학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양지식물을 배치하면 좋다는 안내와 함께 팔손이나무, 분화국화, 시클라멘, 꽃베고니아, 허브류 등을 전시해 놓았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손님을 맞이하는 거실공간에는 밝고 산뜻하게 꾸미고 빛이 적어도 잘 자라는 식물로 유기화합물을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공기정화식물이 적합하다는 안내와 함께 아레카야자, 왜성대추야자, 보스톤고사리, 트라세라, 산호수, 인도고무나두 등이 전시돼 있다.

 

외부공기가 유입되고 햇빛이 적게 들어오는 전시에는 비교적 좁은 동선에서 걸림이 없고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안내와 함께 벤자민 고무나무, 스파티 필름 등을 전시했다.

맞은편 생활원예2관으로 들어서니 정원이 펼쳐지는데 예상보다 넓은 공간에 놀란다. 단체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교육실이 마련돼 있고 칠판에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 채소경영과에서 다녀갔는지 칠판에 흔적을 남겼다.

 

키드정원, 휴가든 등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과 식물들 속을 거닐다 보니 어느새 몸도 마음도 힐링을 입었다.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은 식충식물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참을 머물렀다.

 

한켠에 마련된 원예치료실을 들어가 보니 상추씨 뿌리고, 정원도 가꾸고, 수경재배도 하고 꽃을 이용해 장식품도 만들면서 신체적 재활훈련도 돕고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마음가짐도 배운다.

 

출구에 마련돼 있는 방명록을 훑어보니 천안시, 보령시, 서산시, 당진시, 홍성군, 아산시 등 참 다양한 곳에서 이곳을 찾았다.

농업과 문화, 과학, 예술의 어울림 공간인 농업홍보관은 늦은 시간이어서 방문하지 못해 다음을 기약했다.

 

아이들에게 흙을 체험하게 하고 농업의 소중함도 일깨워 주면서 사계절 싱그러운 녹음과 알찬 식물정보가 가득한 생활원예관은 덤으로 누릴 수 있는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을 꼭 한번 찾아보자.

 

한편, 어린이 농업교실은 홈페이지 사전예약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루 3부(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로 운영되고 1부당 최대 수용인원이 30명이고 이용시간은 1시간이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자원식품과 농촌공감팀(041-635-6192)으로 문의하면 자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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