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운산면 가성1-2리 마을입구에서 봄을 만나요

6일 오후 찾아본 서산시 운산면 가성1-2리 마을 입구 기다란 개나리길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 봄을 만끽해온 터라 기대하고 일부러 찾았는데 꽃이 지는 과정인지 피어나고 있는 중인지 분간할 수 가 없어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 마침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바쁜 영농철을 대변이라도 하듯 쾌속 질주하던 한 트럭을 뻔뻔하게 손을 흔들어 붙잡아 세웠다.

 

“마을 주민이시쥬? 개나리꽃이 폈다가 지고 있는 거래유? 아직 덜 핀 거래유?”

“아직 덜 폈슈~!”

“아! 다행이다!”

 

독자들에게 한번쯤 걸어보시라 소개하고 싶은 길인데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주 중에 후루룩 피어나지 싶다.

 

그렇게 아름드리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들도 함께 감상하며 자꾸만 걸어 나가는데 개나리길이 끝나가는가 싶어 아쉬워하던 차 뜻밖에 어여쁜 길을 만났다.

 

“여기는 미국이고, 여기는 우리 대한민국이에요.”

“미국도 우리 대한민국도 봄이니까 온통 초록이구나!”

 

서산에서 아이 둘과 함께 나들이 나왔다가 어쩌다 만난 이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계획에 없던 도화지를 맨바닥에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가족의 풍경이 함께 한편의 그림이 되고, 대 여섯 살로 보이는 어린이가 그려놓은 그림을 들고 설명하는데 온통 초록이다. 아이의 눈에 봄은 온통 초록이다.

 

푸르고도 너른 풀밭을 가르마 탄 양 한가운데로 난 도로를 따라 가면 정겨운 마을이 펼쳐지고 뽀얀 논밭을 갈아엎어 어느 논은 벌써 물 채워 모 심을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어여쁜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콧노래가 절로 난다.

 

“산너머 조봇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얀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산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들너머 고향 논밭에도 온다네“

 

그렇게 마음껏 목청 놓아 노래 부르는데 너른 풀밭을 보고 있노라니 내달리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림 그리던 형제가 달리고, 함께 한 지인들이 내달리고, 내 마음도 껑충껑충 함께 달린다.

 

기다랗고 노오란 개나리 길을 걸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뒤로 난 푸른 풀밭을 내달려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끝나니까 아쉬워 자꾸만 뒤돌아본다.

 

이번 주말이면 만개할 개나리길도 가족의 손을 잡고 걸어보고, 뒤로 난 이국적인 풍경을 연상케 하는 너른 풀밭도 내달려보면서 추억도 쌓고 봄도 흠뻑 만끽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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