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인지면 모월리 '쉼이 있는 정원'을 찾아서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 ‘쉼이 있는 정원’이 상춘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방문코스가 되고 있다고 하니 12일 오후 찾아보았습니다.

 

소박한 마을 입구 좁은 길을 따라 들어서면 제법 널찍한 주차장까지 갖추고 ‘쉼’을 찾아 자꾸만 밀려드는 상춘객들을 활짝 피어난 꽃들이 먼저 반겨줍니다. ‘충남2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멋지다!’ ‘아름답다!’ ‘대단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한 켠 너른 잔디에 목사님과 함께 야외로 나온 어르신들이 모여앉아 다과를 나누며 친목을 다지고, 꽃향기에 묻힌 운동기구들도 사람들에 묻혀 열일 하고 있습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마다, 마련된 벤치에서 몸도 쉬고 마음도 쉬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환히 빛나고, 늘 손자 녀석들의 차지였을 낭만의 ‘흔들그네’에 할머니가 혼자 앉아 다리에 힘을 실어 냅다 굴려봅니다.

“우리 영감이 살아있었으면 대번 밀어줬지.”

어르신 지긋이 감은 눈에 그리움 가득 담긴걸 보니 그네 한 번 밀어줄 영감 곁에 없어도 흔들흔들 그네 위에서 영감님과의 아련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났겠네요.

 

아름드리 뻗어 오른 소나무 그늘 아래 정자에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나고, 바람도 햇살도 참새들도 날개 접어 잠시 쉬어가고, 꽃길 따라 걷다 보면 섬세한 주인장의 정성 담긴 손길이 곳곳마다에서 묻어나와 감동이 일고 고마운 마음 담아 찬찬히 걷습니다.

 

“욕봤네! 욕봤어!”

아내분과 찾은 한 어르신이 지나면서 말씀하시는데 그 말 한마디에 주인장 향한 고마운 마음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입장료도 안 받는 디 커피라도 한 잔 팔아주고 가야쥬.”

어르신들 모시고 함께 나들이 온 대가족 일동이 비닐하우스 안에 소박하게 마련된 커피숍으로 기꺼이 향합니다.

 

뒤 따라 들어가 보니 너 댓 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케익 하나 올려놓고 소박하게 생일 맞은 이를 축하해 주는 모습도 정겹습니다. 한 어르신의 말씀처럼 정원을 가꾸느라 욕봤을 주인장에게 고마운 마음 핑계 삼아 달달한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고 꽃길 걷는데, 유쾌한 웃음소리 울려퍼집니다.

 

“아빠, 저 물총 맞았어요!”

“아빠도 맞았네. 물총 맞아도 기분 좋다야. 하하하.”

사이길 지나는데 쉼 없이 뿜어대는 스프링클러 물줄기를 피해보려고 하나 둘 셋을 세면서 어느 집 아빠와 아들이 지나갈 틈을 노리더니 결국 박자 놓쳐 물총 맞고도 기분 좋은 웃음을 웃습니다.

 

“어머나! 이 꽃 좀 봐. 나비처럼 생겼네! 이 꽃 이름이 뭘까?”

이 사람 저 사람 야생팬지의 자태에 넋을 잃고, 어여쁜 꽃잔디는 두 돌 박이 어린아이도 멈춰 서 한참을 바라보게 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자매가 싱싱카를 타고 내달리고, 유모차도 거침없이 다닐 수 있게 해 놓아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또 한 번 고맙습니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풍토가 자리잡은 지 오래인 요즘, 정성 들여 가꾼 정원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공유하며 기꺼이 누구라도 쉬어가기를 바라는 참 좋은 마음, 본 받아야겠다 다짐하며 돌아오는 길, 충남의 1호 민간정원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 찾아보니 천안 목천읍에 있는 '아름다운 정원 화수목(http:// www.flostree.com)'입니다. 숲 학교, 식물원, 사파리 정원, 인공폭포도 마련돼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될 때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일요일 오후 에덴동산을 거닐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큼 참 아름다운 ‘쉼이 있는 정원’을 꼭 한번 찾아 쉼을 누려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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