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건강대축제 현장을 찾아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지역마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 1시 30분 당진시종합복지타운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건강가정대축제 현장을 찾아보았습니다.

주말동안 전국적으로 비가 올 거라는 예보에 우산 하나 챙겨들고 찾아 본 이곳 당진시종합복지타운 주차장 일대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시민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특히 쏘아 맞춰 선물을 타갈 수 있는 룰렛 돌리기 이벤트 게임 현장에는 줄이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축제장답게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고, 한 켠에서는 기부저금통에 동전 100원 만 넣으면 흑미떡과 생과일주스를 뚝딱 만들어 주는 홈바가 운영돼 인기를 끌었고, 페이스페인팅, 고누놀이, 딱지치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접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에 웃음 가득합니다.

옆 부스에서는 함께 온 부모님과 팔찌도 만들고, 팽이에 색칠도 하고, 맛있는 빼빼로 게임과 나만의 책갈피도 만들며 추억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원래는 출근 하는 날인데 월차를 냈어요. 아이들과 여기 함께 오려구요. 마트는 주말이 없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아이들하고 놀아줄 시간이 없어요. 항상 아이들한테 미안하지요." 동네 마트에서 일한다는 이 어머니는 오늘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하며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한 켠에는 가족이 함께 노래를 뽐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고, 그 옆으로는 아나바다장터가 운영되고 있어 소박한 소비가 이뤄지고, 맞은편에는 이동형 성교육 체험버스가 마련돼 동행한 아이와 함께 참여해 보았습니다. 어느 때는 버스 안이 캄캄해지고 천장 위에 정자가 이동하는 모습도 생생하게 보여주며 관심을 집중시킵니다. 그렇게 수정되고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참 세세히도 설명해 줍니다.

복지관 2층에서는 기념식이 열리 있고, 식전 축하공연으로 ‘렛츠치어’의 열정적인 치어리딩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끕니다. 바닥에는 ‘가족사진 퍼즐 맞추기’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이 일제히 돗자리 하나씩 깔고 앉아 대회 준비를 마쳤습니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채비를 마치고 행사장 가는 키다리 아저씨를 만납니다. 애나 어른이나 올려다봐야만 하는 키다리 아저씨는 요상하게 콩닥콩닥 설레임의 대상이 됩니다.

설레이는 마음 부여잡고 로비에 이르니 이곳을 방문한 가족들이 소원을 적어 메달아 놓은 나무가 인상적입니다.

‘동생이 안 까불었으면 좋겠어요.’

‘동생이 필요해요!’

‘헬로카봇 장난감 생기게 해주세요.’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요.’

'우리가족 건강하게 해주세요.'

적힌 수많은 소원 가운데 한 메모가 눈에 들어옵니다.

‘엄마 아빠랑 많이 놀게 해주세요!’

엄마 아빠가 먹고 사느라 놀아줄 시간조차 없는 어느 집 아이의 소원은 그저 많은 시간을 부모님과 갖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숙연해져 이어 주욱 훑어보는데 순간 빵 터졌습니다.

‘소원-엄마가 착해졌으면 좋겠다’

이 소원 적은 친구 누구인지는 모르나 우리집 아이들의 소원도 같지 않겠나 생각하며 훑어보는데 ‘진짜 무지개 떴으면 좋겠어요.’하고 이지아 어린이가 소박한 소원을 적어놓아 엄마웃음 웃게 합니다.

‘창용이 다치지 않고 제대하게 해주세요. 윤정 창용 결혼할 수 있게 해주세요. 꼭 꼭!!’

군대 보낸 엄마의 소원인지, 고무신 윤정 양의 소원인지 꼭 그리 되길 바라면서 로비를 벗어났는데 모처럼 부모님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기라도 하는 듯 하늘은 자꾸만 내려가려는 빗줄기를 꼭 붙들고 있습니다.

당진시건강가정지원센터(센터장 김수현)가 마련해 준 이날 축제는 참고 참아주다 못내 내리고 만 빗줄기에 한 시간 먼저 막을 내렸지만 내 가정, 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축제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5월이 다 가더라도, 돈 걱정 없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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