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령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이 들려주는 메시지를 보고 있다.

1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선생님과 학생들이 마음을 교감하는 특별한 시간이 있습니다.

 

서령중학교에서는 지난해부터 매주 화요일 아침이면 선생님이 시 한편과 함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을 메시지에 담아 방송실에서 직접 소리 내 읽어가며 전합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전하는 진심을 귀 기울여 듣습니다.

 

[사랑의 물리학(김인욱)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 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 사랑이었다.]

시 속의 첫사랑 계집애처럼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사랑스러운 서령중학교 학생여러분! 여러분의 첫사랑은 언제 찾아왔었나요? 아니면, 지금 첫사랑을 하고 있나요?

선생님의 첫사랑을 떠올려보면 떠올릴 때 마다 한 겨울에도 그 사랑을 생각하면 벚 꽃잎이 내 눈앞에서 눈꽃처럼 내리는 듯하고, 예쁜 종소리가 귓가에서 맴돌며, 향긋한 꽃내음이 나는 듯 한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예쁘게 포장되는 첫사랑. 남녀사이의 첫사랑도 있겠지만 내 꿈에 있어서의 첫사랑..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선생님의 첫사랑 꿈은 "교사"였어요. 내가 힘들고,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 그때마다 붙잡아주신, 그 선생님들. 그 분들처럼 학생들을 붙잡아주고 싶었어요. 흔들리더라도 뽑히지 않도록, 상처는 나더라도 부러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꿈을 찾아가는 길에 넘어지면 일어나라 알려주고, 잘못 가면 다른 길도 안내해주며, 같이 늙어가는 나이가 될 때까지 선생님과 제자로 오래 함께 하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선생님은 그 첫사랑 꿈을 이루었고, 이루려 노력중이고, 계속 이루어내고 싶어요. 여러분의 첫사랑 꿈, 아직 못 찾았다면 오늘 한번 생각해보고 만들어보세요. 선생님도 첫사랑 꿈 계속해서 이어 나갈 거예요. 여러분하고 같이.

꽃잎같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서령중학교 학생여러분! 오늘도 첫사랑 꿈 찾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지난 주 화요일(11일) 아침 모진미 선생님(사회과목)이 사랑 가득 담은 목소리로 찬찬히 메시지를 읽어내려 갔습니다. 스피커를 통해 잔잔히 울려 퍼져나간 선생님의 진심이 아이들 마음속에 저장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이 한분씩 돌아가면서 하니까 1년에 한 번 정도 기회가 오네요. 소중한 기회라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정말 고심하고 또 고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단 한 사람이라도 제가 전한 메시지를 통해 막연하기만 했던 꿈을 또렷이 찾아보려 애쓰고, 또 찾은 꿈 이루려고 노력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 없이 고맙고 의미 있는 일 아닐까 싶습니다.”

 

교사라는 첫사랑 꿈을 이룬 모진미 선생님이 17일 오후 전화인터뷰를 통해 한 말입니다. 글을 읽어가는 동안에도, 인터뷰 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글을 읽는 동안 공부가 싫어서 대학진학을 하지 않겠다던 나에게 ‘바보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서 몸도 마음도 편하다. 바보로 편하게 사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삶이겠는가’ 하고 조언해 주셨던 고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잘못된 내 생각과 함께 내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습니다.

 

‘시 읽어주는 아침’이라는 특색 프로그램을 통해 매주 전해지는 선생님 한분 한분의 메시지가 아이들이 성장하고 꿈 찾아 이뤄나가는데 따뜻한 양분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짧은 10분의 시간이, 진심 담은 메시지가 누군가의 생각, 누군가의 삶을 통째 바꿔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서령중학교 모진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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