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관광객 찾을 수 있게 대안 필요해

주말을 맞은 6일 오후 찾아본 서산 해미읍성이 서산시의 핫플레이스라는 명분이 무색하리만큼 한산하다.

 

강렬한 햇살 아래서도 열정 넘치는 한 일가족이 편을 나누어 축구를 하고, 호기심 많은 어린이가 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니 엄마는 더위에 땀을 흘려가면서도 기꺼이 따라다니며 셔터를 눌러댄다.

평상시 줄을 서다시피 하며 왁자지껄 하던 투호놀이터에는 한 두 명이 스쳐지나가고, 오르락 내리락 뛰어 놀던 아이들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푸른 창공을 누비던 연들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한 켠에 펼쳐놓은 6쪽마늘 직매장에도 찾는 이가 없다.

 

아이를 안고 돌아 나오던 한 해미 주민은 “멀리 가는 것은 부담되고 가까운 읍성을 찾았는데 바람도 없이 더운 날이다 보니까 나무 그늘 아래도 소용없다. 아이가 물놀이를 하고 싶어 하니까 계곡으로 가야할 것 같다.”며 돌아나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곳에서 다년간 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다는 한 점원은 “날이 더운 여름에는 아무래도 물이 있는 계곡이나 바다로 많이들 나간다. 이곳은 아시다시피 물도 없고 몇 그루 나무 그늘 말고는 쉴 곳이 마땅치가 않다보니까 매년 요맘때는 늘 이렇게 한산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바깥 상가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 방송을 탄 맛집을 제외하고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었던 가게도 문이 굳게 잠겼고, 길거리는 한산하다.

 

이렇게 지역 주민들 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외면당하는 해미읍성을 4계절 찾을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 수 있는 대안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이준호 서산문화원장과 8일 오후 전화인터뷰를 해보았다.

 

이 원장은 “옛 해미읍성 도랑에는 물이 흘렀다. 대안이 없지 않다. 용현계곡 물을 끌어들여 해미읍성 도랑에 물이 흐르게 하고 해미천으로 흘러나가게 복원하는 방법과 함께 나무를 더 심어 숲을 조성하면 그늘 아래 앉아 발 담그며 훌륭한 피서지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을 서산시에 조만간 해 볼 생각”이라면서도 “늘 이런 저런 제안을 해보지만 처음에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다가도 막상 추진되지를 않으니까 망설이게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이어 “앞으로 요우커들이 대산항을 통해 들어오면 대형 쇼핑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서산시에 머무르게 할 뭔가가 필요하다. 그 대안중에 하나가 해미읍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우커들에게 지금의 해미읍성은 그저 어느 부잣집 담장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보존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관광객들에게, 요우커들에게 꼭 찾아보아야 할 이유 있는 곳으로 하나하나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7월 12일부터 3일간 예정되어 있는 서산6쪽마늘축제 말고도 관광객들이 찾아볼 만 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는지 물으니 문화시설사업소에 문의해 보았다. 이곳 한 관계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5월까지는 토요일에 상설공연을 진행해 왔지만 9월에나 다시 재개할 계획”이라면서 “공연하시는 분도 힘들고 봐주는 관광객도 없으니까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어진 환경을 운운하며 손 놓고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바다, 계곡처럼 한 여름에도 제 발로 찾아오는 해미읍성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써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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