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코아루아파트 부녀회 섬김의 장을 찾아서

▲ 소은희 부녀회장이 비를 맞으며 뒷마무리 설거지 하는 모습을 보던 어린 학생들이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국경일을 맞은 지난 8월 15일 오전 11시 당진시 채운동 코아루아파트 주민들이 마을 앞으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부녀회(회장 소은희)에서 소박한 음식을 대하며 입주민들이 서로 얼굴 보고 교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소은희 회장과 부녀회 회원 10여명은 이날의 행사를 위해 전날 미리 재료손질을 마쳤다. 그리고는 한 시간 전에 미리 나와 누군가는 밀가루 반죽을 하고, 누군가는 떡볶이를 만들며 아파트 주민들을 대접할 준비에 바쁜 손놀림을 한다.

부녀회원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를 피해 지붕 있는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동네잔치 준비는 이어졌다.

하나 둘 모여든 입주민들은 펼쳐놓은 돗자리에 자리 잡고 앉아 비 내리는 날과 잘 어울리는 부침개와 떡볶이, 음료수를 나누며 웃음꽃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집에 있는 막걸리 두어 병 가지고 나왔슈. 안주가 너무 좋잖아유.” 호탕한 웃음과 함께 막걸리 한 사발 두 사발 서로 잔 부딪히며 들이키다 보면 금세 어색함은 온데 간데 없다.

소은희 부녀회장은 "국경일을 맞아 집 안에서만 있는 것 보다는 입주민들이 서로 얼굴도 보고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에 이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며 "부녀회원들이 집에 있는 재료들을 십시일반으로 챙겨 들고 나왔다. 부녀회에 매달 10만 원 가량이 배정되고 있지만 어느 누구 하나 개인적으로 식사 한 번 한적 없다. 다른 행사 때에도 도리어 집에 있는 커피며 차며 다 아낌없이 들고 나와 봉사하는 우리 회원들이 있어서 오늘의 행사도 가능했다. 오늘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었는데 비용이 고작 11만8천원 들었다. 부녀회원들의 섬김과 헌신이 가져온 기적이다. 소박하게 마련된 잔치에 온 가족이 함께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뿌듯하고 보람이 있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비가 내리는 수도시설에서 뒷마무리 설거지를 하는 소은희 회장을 지켜보던 어린 학생들이 기꺼이 우산을 받쳐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도 감동이다.

어느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모여진 십시일반의 섬김과 헌신은 그렇게 작은 동네에 아름다운 기적을 낳고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삶이 너무나 당연시 여겨지는 요즘 사회에 작은 울림을 주면서.

/전미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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