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오후 찾아 본 해미읍성에 코스모스, 무궁화, 사람 꽃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읍성을 빙 둘러 아름드리 피어난 코스모스 길이 시선을 사로잡고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포토존으로 인기를 독차지 하며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줍니다.

 

마침 이곳에서 내포자연문화예술제가 열리고 있어 다육이, 분재, 그림 등 다양하게 전시된 자연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만납니다.

 

“어머나! 다육이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네. 예쁘기도 해라!”

“우리 전통가구가 보기에도 멋진데 앉아보니까 편하기까지 하네.”

여기 저기 작품 앞에서 모두들 감탄할 때에 무심코 한 자리에 섰습니다.

“봄물보다 깊으리라/갈산보다 높으리라/달보다 빛나리라/돌보다 굳으리라/사랑을 묻는이 있거든/이대로만 말하리”

누군가 기품 있게 붓글씨로 써내려간 한용운 님의 사랑이라는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서서는 고요히 힐링을 얻습니다.

 

앞마당에서 코스모스 꽃잎 닮은 어여쁜 우리 옷을 입고 전통춤을 선보일 때는 관광객들 일제히 눈을 떼지 못하고, 지나던 쟁쟁쟁 옛날 호박엿장수의 가위소리 흥을 더해줍니다.

 

한켠에는 우리 농특산물을 판매하며 시식하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교황님 오셔서 드셨다는 키스링 마늘빵은 날개라도 돋친 듯 팔리는 바람에 갓 구워 따끈따끈한 빵을 대할 수 있는 행운을 만납니다.

 

“우와!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하고 맛이 끝내준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일가족이 옆 테이블에서 앉아 쩝쩝거리며 내가 하려던 말을 어쩌면 그렇게 정확하게 대신해줍니다.

 

그렇게 맛있는 간식을 대하고 다시 여름이 아닌가 싶을 만큼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둘러보는데 나무그늘마다 돗자리 툭툭 펼쳐놓고 드러누워 푸르디 푸른 하늘 감상하며 여유로운 주말을 만끽하고, 엄마 손 잡고 외나무다리 걷는 아이들, 투호놀이터에서는 자꾸만 빗나갈 때는 탄식을, 어쩌다 퐁당 정확히 들어갈라치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세상 다 얻은 냥 박수 치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합니다. 곤장 체험장에서는 아저씨들 나란히 눕혀놓고 아줌마들 곤장을 내리치면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일제히 깔깔깔 추억을 새깁니다.

 

“꽃보다 우리들이 더 예쁘지요? 하하하”

코스모스 꽃밭에 들어가 요 모양 저 모양으로 포즈를 취하는 어머니들도 한때는 저 꽃 보다 더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을 것을.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멈춰주지 않는 세월 속 야속하게 주름져 버린 얼굴이 꽃무더기 속에서 그윽하게 빛납니다.

코스모스 길이 끝났는가 싶었는데 자단심, 배달, 적단심 계통도 품종도 색깔도 다양한 무궁화 꽃이 길 양 옆으로 피어나 이 길을  걸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다시 이어지는 코스모스길을 따라 뒷산으로 오르면 아름드리 뻗어 오른 소나무 아래 뜻밖에 꽃무릇이 무더기로 피어나 반깁니다.

한 바퀴 휘돌아 나와 전통주막 옆 마루에 걸터앉아 고향집 그리며 슬그머니 누웠는데 처마 밑 대롱대롱 메주모양 전등이 걸려 운치를 더해줍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독수리, 가오리연이 푸른 하늘을 누비며 성 밖을 향해 외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해미읍성에 오셔서 천국을 엿보세요!”

“10월 11일부터 축제도 열린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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