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죽도 '상화원'을 찾아서

18일 오후 대나무가 울창하여 불리는 섬 죽도 안에 섬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정원이면서 보령9경 중 2경에 해당되는 ‘상화원’을 찾아보았습니다.

 

단체관광객을 실은 버스들이 줄을 이어 관광지로 이미 유명한 곳임을 실감하며 들어서는데 입구에서 몇몇이 모여 서서는 웅성웅성합니다.

 

“우리는 기냥 섬을 구경헐라고 왔는 디 뭔 돈을 받는다요?”

 

생각지 못했던 입장료 6천원이라는 안내에 다소 놀라는 관광객들에게 한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이곳은 개인 사유지랍니다. 입장료를 내시면 안에서 떡과 커피, 음료를 무료로 드실 수 있어요.”

 

“성님, 여기가 개인 것이라고 안하요. 커피랑 떡도 준다고 한께 들어갈 만 허구만요. 어디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요 돈인께 들어가십시다.”

 

전라도 광주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구수한 사투리로 대화를 나누며 기분 좋게 입장합니다.

함께 웃으며 뒤따라 입장했는데 해변을 둘러싸고 주욱 이어지는 지붕형 ‘회랑’이 참 인상적입니다. 섬 전체를 둘러싼 2km 구간의 지붕형 '회랑'은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눈이 오고 비가와도 해변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바닥은 마루를 설치해 놓아 남녀노소 크게 몸이 불편하지 않다면 누구라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좌로는 푸른 숲이, 우로는 해변이 펼쳐져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마다 감동의 탄식이 이어집니다.

 

“워따! 참 잘 해놨네! 손이 겁나 많이 갔겄어. 우리 동네 먼저 갔다 온 사람들이 꼭 가보라고 해서 왔드만 참말로 좋네! 돈이 하나도 안 아깝네.”

아까 입장료를 운운하던 그 전라도 분이 입장하자마자 걷는 내내 감격합니다.

 

“이야! 어디 해외여행 가도 이렇게 멋진 곳 만나보기 어려워요. 다음에 우리 딸들이랑 손자들이랑 꼭 데리고 오고 싶네요.”

경기도 부곡에서 왔다는 박정원 씨(62세, 남)가 시집간 자녀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멋진 곳이라며 흔하게 마련된 벤치에 아내와 다정하게 걸터앉습니다.

 

직원의 안내대로 방문객 센타에서는 떡과 커피, 음료를 나눠주고 삼삼오오 자리 잡고 앉아 먹고 마시며 쉼을 얻습니다.

 

쓰레기를 정리하던 한 직원에게 들으니 이곳은 4월부터 11월까지 금,토,일요일과 법정공유일 만 일반 관광객들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손님들이 조용히 쉬어갈 수 있도록 그렇게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해줍니다.

 

그렇게 잠시 쉬어 가던 길 이어 걷는데 아기자기한 연못 속에 금붕어가 노닐어 엄마웃음 짓게 하고, 이름만으로도 기대되는 석양정원이 시작됩니다. 더 가까이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서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이 손에 잡힐 듯 하고, 파도소리 더욱 청아하게 들립니다. 이곳은 풍광이 빼어나 관광객들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포토 존이 되고 맙니다. 총 길이가 200미터에 달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나무벤치가 바다를 향해 주욱 이어져 있어서 여유로운 산책과 함께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바람소리 파도소리 벗 삼아 책이라도 한 권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인생샷을 남기고 천천히 걷는데 전국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한옥을 찾아다니면서 이를 이건하고 복원했다는 상화원 한옥마을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복원된 3채 중 서산 해미읍성 객사도 있어서 반갑습니다.

 

이곳은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한옥을 충실하게 잘 복원해 놓았고, 죽림과 해송 숲에 둘러싸인 빌라단지와 곳곳에 아기자기한 해변 연못들, 석양정원, 하늘정원, 지붕형 회랑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면서도 한국적인 미를 뿜뿜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에게 보령의 자랑이자 충남의 자랑이 되고 있었습니다. 11월이 가기 전에 보령9경에 당당히 오른 이곳 죽도 상화원을 주말 가족과 함께 꼭 한번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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