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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 최저시급도 못 받는 열악한 환경에도 사명감으로”
[인터뷰]꿈둥지 공동생활가정(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박정희 대표
[1호] 2019년 11월 11일 (월) 14:23:57 전미해 기자 jmhshr@hanmail.net
   
 
  ▲ 꿈둥지 공동생활가정 박정희 시설장  
 

“13년 전 가정이 해체 되고 아이를 양육할 형편이 되지 못하는 한 아버지가 서산에 보육원이 하나 있지만 성남시의 것이어서 아이를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며 찾아와 무작정 아이를 맡아달라고 애원했어요. 아버지는 아이와 집에서 함께 지내지 못하지만 곁에 두고 자주 찾아보고 싶은데 타 지역으로 아이를 멀리 보낼 수 밖 에 없는 형편이라면서 3일을 찾아와 우셨지요.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지금의 그룹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네요.”

지난 2006년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꿈둥지 공동생활가정을 서산시 동서1로 152-15번지에 문을 열어 현재까지 13명의 아동청소년들을 돌보고 있는 박정희 대표가 그룸홈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9일 오후 5시 다사랑치킨피자 서산점에 13명의 아이들을 인솔하고 온 박 대표는 서해안신문주재기자단(단장 조정호)의 저녁식사 초청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도 교사들과 함께 아이들 먹는 것 살뜰히 챙기느라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눌 형편이 못되어 11일 오전으로 전화인터뷰를 따로 약속해야 했다.

저녁식사 초대를 주관한 조정호 단장은 “뜻 깊은 일을 우리 서산주재기자단이 추진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오늘 함께한 친구들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라고,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에게는 위로의 자리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갓 구워 나온 피자와 따뜻한 치킨을 대하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무한한 행복함이 읽혀졌다. 버림받고, 혹은 학대받고, 해체된 가정에서, 빈곤으로,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한데 모인 이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행복한 일들로만 가득 채워지기를 함께 기원했다. 이날 다사랑치킨피자 최두영 대표도 음료를 무제한 무상 제공하며 사랑을 베풀었다.  

 

다음은 박정희 대표(시설장)와의 전화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룹홈에는 어떤 친구들이 있나요= 아동그룹홈은 가정에서 학대를 당하거나 방임, 해체된 가정, 빈곤한 가정 등의 위기로 인해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들이 생활하는 대안가정입니다.

 

#그룹홈이 서산지역에는 이곳 행복한둥지(남)와 꿈둥지(여) 두 곳 뿐 인가요= 한 아버지의 말씀대로 서산시에 있는 보육원은 성남시의 것이라서 우리 아이들을 보낼 수 있는 보육원이 없습니다. 그 대안으로 그룹홈이 운영되고 있는 것인데 정원이 남자7명 여자7명으로 한정이 돼 있어서 그룹홈이 더 많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최근에도 형제를 받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현재 남자 아이 한명의 자리만 있어서 멀리 타 지역으로 보내야 해서 참 안타까웠답니다.

 

#13여년 운영해오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어려운 점은 참 많습니다. 처음 시설을 지을 때도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봉사단체나 기업에 도움을 긴급으로 요청하기도 했지만 법인이 아니라서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을 때는 그만 주저앉고 싶었습니다. 처음 3년 동안은 너무 어려워서 매일 울었어요. 국가 지원이 여자 남자 그룹당 32만원의 운영비가 나오지만 전기세, 물세, 관리비도 안 되는 비용인데다가, 선생님들 급여도 최저시급도 못 미치는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 섣불리 나서는 곳이 더 없는 것 같습니다. 보육원에서 일하셨던 한분이 너무나 차이가 나는 급여 때문에 한 달 하고 그만두시더라구요. 지금 일하시는 선생님들은 그야말로 봉사하는 마음, 사명감으로 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어떤 분은 아이들 수급비가 나오면 충분하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 한 가구당 5-60만원의 돈이 나오면 먹이고, 입히고, 심리상담 받고, 아이의 재능 따라 학원을 보내고 나면 턱없이 부족하네요. 부모가 있는 가정 아이들은 언제든지 대할 수 있는 흔한 피자 치킨도 큰 맘 먹어야 먹일 수 있구요, 오늘처럼 귀한 음식으로 초대해주시면 아이들은 며칠 전부터 기대하며 매우 행복해 한답니다. 또 이제 겨울이 다가오는데 난방비가 가장 걱정스럽습니다. 아파트가 아니다 보니 여간해서는 집안이 따뜻하지가 않네요. 아이들이 따뜻하게 지냈으면 좋겠는데 .....

 

#13여년 운영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조부모님도 부모님도 언어장애가 있는 아이가 가정이 해체되어 여섯 살 때 왔어요. 가족이 아무도 말을 못하니까 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아이는 말을 하지 못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면서 선생님의 지도로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인 이 아이는 말도 잘하고 공부도 월등하게 잘해요. 언어적 자극을 받지 못해 말을 못한 거였어요. 그나마 일찍 사회와 소통하게 되어 언어장애를 극복한 사례입니다.

 

#고등학교를 마치면 독립해야 한다는데= 맞습니다. 특히 형제자매가 함께 있는 아이들 같은 경우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독립 후에도 곁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진로를 미리 준비합니다. 태권도에 재능이 있어서 배우는 아이는 어렵지만 관장님께 취업을 부탁드리기도 하구요, 지적장애가 있는 친구도 우리 지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연결은 해보았는데 계산능력이 없으니 취업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처음 세 살 때 이곳에 왔던 친구가 이제 독립을 준비합니다. 그저 먹이고 입히고 학교 보내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로도 함께 고민해야 하고, 또 독립할 여건이 되지 못하는 아이를 그냥 내보낼 수는 없잖아요. 이런 점은 처음 시작할 때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운 일중에 하나랍니다.

 

#아이들 소원을 직접 들어보셨나요= 물론이지요. 3년 전에 해체된 다문화가정 아이 둘이 베트남으로 돌아가버린 엄마를 원망하며 참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다 같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저가상품을 활용하여 베트남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물건을 사와보라고 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아이들은 당연히 어려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렇게 체험해 보고 나서야 낯선 한국에 와서 힘들었을 엄마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후로 엄마에 대한 원망 대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아이들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아이들 뿐 아니라 함께 갔던 아이들 모두 해외문화를 체험해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면서 행복해 했고, 그 후로 비행기를 타는 것이 하나의 커다란 꿈이자 소원이 된 것 같습니다.

 

#대표님 소원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참 밝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아이마다 재능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학원을 보내주니까 아이들이 꿈을 찾고 매진합니다. 선생님들과 늘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재능을 잘 키워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들로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더 잘 먹이고 싶고, 더 잘 입히고 싶고, 더 좋은 것을 대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입니다. 또 바로 코 앞 소원은 우리 아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매년 요맘때 법사랑에서 10박스 가량의 김장을 해주시는데 부족해서 모 대기업에서 추진하는 김장나눔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이나 역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더 많이 뛰어야겠습니다.


   
 
  ▲ 9일 오후 서해안신문서산주재기자단이 다사랑치킨피자 서산점에서 꿈둥지 공동생활가정 아동청소년들을 초청하여 대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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