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즈음이면 김장으로 정을 나누는 소식이 참 많이 들려와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지난 16일 서산 서령고등학교 체육관이 요란합니다. 서산지역에 있는 한화토탈 기업에서 11년 전부터 해왔던 이웃사랑 김장나누기 행사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한화토탈 대표이사, 임직원은 물론이고 가족들, 서산시 자원봉사센터, 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 서산 및 대산 새마을지도자회, 그리고 힘을 보태고자 모여든 지역주민 등 1천 여 명이 함께 2만 여 포기의 김장을 담갔습니다.

 

“한화토탈 대표이사님도, 우리 지역 국회의원님, 지역주민에 이르기까지 일제히 뜻 깊은 일에 동참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훅 달궈지는 듯 했다. 밖에 찬바람은 불어대지만 소외되고 어려우신 분들 함께 하는 우리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마음만은 따뜻한 겨울 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동문동 부녀회장이면서 한 매체의 기자이기도 한 이송희 씨는 이날 샛노랑 고무장갑을 끼고 양념을 배추에 꼼꼼하게 바르며 느낀 마음을 전했습니다.

 

사랑도 듬뿍 함께 버무려진 김장김치는 서산지역 복지센터, 요양원, 독거노인가정 등 소외계층에 전달되었습니다. 지역 기업이 추진한 이 나눔 행사는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무장갑을 구매해 주어 소외계층 뿐 아니라 지역경제도 돕고 있었습니다.

 

이에 앞선 14일 서산지역 유일한 대학인 한서대학교에서도 뜻 깊은 행사가 벌어졌습니다. 한서대 유학생들이 인삼김치를 담그며 한국문화도 체험하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한서대 인곡관 조각공원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한서대학교에 재학 중인 19개국 250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비롯하여 서산시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새마을지도자와 부녀회 회원들, 함기선 총장, 한서대 교직원 등 300여 명이 함께했습니다.

 

이날 담근 2,500kg의 인삼김장김치는 아이스박스에 포장되어 서산시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250여 가구에 전달됐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슈글라 학생은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를 직접 담가보니 새로운 경험이었고, 내가 담근 김치로 이웃사랑을 실천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몰랐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또 16일 부석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김장 나눔을 실천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16일 토요일 아침 8시 30분부터 35명의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기술가정실에 모여서 부석 면내 어려운 이웃에게 줄 김장을 만들었습니다.

 

길준용 교장선생님은 “그동안 이미 3차례의 반찬봉사를 해오면서 지역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됐다. 추운 겨울 어르신들 먹거리를 걱정하던 차에 마침 김장을 담글 수 있도록 한 지원사업에 선정돼 행사를 추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장소가 협소해 더 많은 교육가족이 참여하고 싶어도 그리 못하고, 양이 넉넉지 않아 더 많은 분들께 나누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말하는 교장선생님의 얼굴에 나눌 수 있어 기쁜 마음과 넉넉하게 나누지 못하는 형편에 착한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학생들, 통에 자신들이 직접 버무린 김치를 손수 한포기 씩 꾹꾹 눌러 담고 깨끗하게 닦은 김치통을 들고 어르신 댁을 향해 걸으면서 얼마나 뿌듯했을까 싶습니다.

“주말에 친정 목포 가서 김장 담가왔당게라. 맛 조까 보쑈.”

“웜마! 겁나 맛있다야!”

우리 집 식탁에 이웃이 나눈 전라도 김치가 먹음직스럽게 올려졌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고, 바람도 매서워져 등짝이 꽤나 시려지는 요즘이지만 여기 저기, 이곳저곳에서 전해오는 나눔 소식 덕분에 갓 구워 나온 붕어빵 덥석 물어 입안이 얼얼했던 것만큼이나 뜨거워집니다.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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