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영춘(본지 문화부 논설위원,한국 문인협회 감사,계간문예 작가회 이사)

해님이 따스한 빛을

집집마다 골고루 나누어주는

일요일 아침

초인종에서 헛소리가 난다

 

누구세요

문 좀 열어보세요

 

이 대문을 열어놔야 하는데

이 담장을 허물어야 하는데

지나가는 바람의 헛소리

 

왜 이 담장을 허물어야 합니까

왜 이 대문을 열어놔야 합니까

 

당신과 나 사이에 가로놓인

보이지 않는 이 벽을 허물어야지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지

애매한 담장 대문은 왜 들먹입니까

 

헛소리하지 말아야 하는데

거짓말하지 말아야 하는데

 

가짜는 제가 거짓인 줄 모른다

거짓말은 제가 진짜인 줄 안다

 

이빨 빠진 바람이 횡설수설

지나가는 아침이면 이따금

초인종에서 헛소리가 난다

담장 위 햇빛은 여전히 침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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