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실태조사 결과 보고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센터장 신현웅)가 지난9일 서산문화원에서 실태조사 결과보고회를 가졌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서산시 비정규직 근로자 권리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거,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서산태안위원회가 수탁받아 올해 3월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2019년 5월부터 약 7개월에 걸쳐 서산시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조건에 대한 실태조사와 서산시 청소년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실시한 서산시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는, 민간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를 조사한 연구로,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격차 및 차별적 처우를 구체적으로 비교분석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분석 결과, 정규직 노동자는 평균 5195.03만원을 연봉으로 지급받는데 비해 비정규직 노동자는 평균 4177.13만원의 연봉을 지급받아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약 1천만 원 많은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또 정규직 노동자는 평균 3282.36만원을 연말상여금으로 지급받은데 비해 비정규직 노동자는 평균 315.57만원을 지급받아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연말 상여금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1.5배 많은 임금을 지급받고 있으며. 연말상여금은 남성이 여성보다 무려 28.18배 많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으로까지 연결되어 노동자가 계층화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정규직 노동자는 ‘삶의 질’과 연결되는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생계’에 직결되는 문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조사됐다.

 

노동인권을 침해받았을 때 권리보호기관에 신고한 노동자는 극히 드물었다. 산업재해를 당한 서산지역 노동자의 7.3%만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신청하였으며, 불이익을 당한 노동자의 1.1%만이 고용노동부 등 노동관계기관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에게 비정규직 노동자와 ‘동지적 연대관계’를 통한 상생의 길을 모색할 것을 주문하였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질적인 노동3권 보호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요구하고, 노동3권의 실질화를 위한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시행한 서산시 청소년 노동환경 실태조사는, 서산시에서 일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동환경 실태 및 인식변화를 조사한 최초의 연구이다. 특히, 실태조사 연구원으로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여, 청소년의 관점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분석 결과,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시작 연령은 13세 미만부터 19세까지 다양하지만, 전국적으로 아르바이트 시작 연령이 점차 내려가고 있는 추세가 서산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단, 전국에서 30% 미만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지만, 서산시는 무려 48.8%의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상당히 많은 청소년이 일을 하면서 급여를 적게 받거나 못받았고(18.7%),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며(29.4%), 아르바이트 경우 조기 퇴근을 강요받는 경우도 있는 것(32.9%)으로 파악됐다.

 

청소년은 아르바이트로 인하여 대인관계, 인간관계 능력, 책임감, 돈의 가치 등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 반면, 학업 수행, 친구 관계 등에 대한 의식의 변화에는 영향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하는 청소년은 노동법령을 준수하는 것보다 ‘청소년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해주는 사업장’을 좋은 사업장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 노동을 존중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서산시에 노동, 교육, 고용, 인권적 측면이 균형을 이루는 통합적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민·관이 함께 참여한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운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에 실태조사에 참여한 김나은(서산여고 3학년) 청소년 연구원은 결과보고회에 참석하여 “집단적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노동법 교육이 필요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참여식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청소년은 무력한 존재가 아니며, 청소년 노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서산시와 교육청,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서산 지역 특수성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후속사업을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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