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설맞이 민속 한마당' 운영

19일 오후 찾아 본 서산해미읍성 주차장이 가득 찼다. 대기질은 나쁘고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였지만 유모차 단단히 무장하여 밀고 가는 젊은 부부, 산악회라는 이름을 달고 주차하던 버스에서 내린 단체 관광객들, 손을 꼭 잡은 연인들,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나온 대가족도 일제히 읍성을 향한다.

주차장 길 건너에서 아기붕어빵 사서 입에 물고 도착한 문 앞에서 꽤 많은 청년들이 읍성을 다 돌아보고 나와 돌아갈 채비를 한다. 어디에서 왔냐 물으니, 멀리 대구에서 성지순례 왔단다.

 

“이곳 해미읍성에서 천주교와 관련한 슬픈 역사를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호야나무에 매달려 죽임을 당했잖아요. 호야나무 가지에 그때 사람들을 묶었던 밧줄 자국이 남아있더라구요. 아침 일찍 나서 먼 길 오면서 힘이 들긴 했는데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면서 “태어나 서산은 처음 와 봤는데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 해준다.

 

호박엿장수의 쟁쟁쟁 가위소리가 우리를 맞아주고, 제법 불어주는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나는 가지각색의 연은 이곳에서 언제나 만나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다.

어린이도, 어른들도 투호 던지며 용케도 들어가 주면 환호성을, 때로는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추억을 쌓는다.

 

옛 가옥을 돌아보는 관광객들마다 추억에 젖어들고, 지난 가을 꽃으로 뒤덮여 운치 있던 무궁화터널이 삭막하지만 그래도 터널을 통과해보는 아가씨들의 뒤태가 곱다.

 

아름드리 늘어선 소나무 숲길을 휘돌아 나와 만난 궁터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목상을 발견하고 흉내 내보지만 쉽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랄 것도 없이 활시위를 당길 때 만큼은 표정이 모두 장군이라도 된 듯 비장해 웃음이 난다.

 

한때 푸르던 잔디가 지금은 금잔디 되어 맘껏 내어 달리는 아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곳 해미읍성은 사계절 언제 찾아보아도 평화로운 천국을 엿보는 듯 하다.

한편, 이곳 서산해미읍성에서는 설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는 가족, 친지 등 귀성객들에게 잊혀가는 고유의 세시풍속을 체험할 수 있도록 25일 오후 1시부터 ‘설맞이 민속 한마당’을 운영한다.

 

이날 서산해미읍성 내 전통문화 공연장에서는 뜬쇠예술단의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과 줄타기 공연 등이 펼쳐지며, 전통 복식을 착용 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복식체험과 다듬이, 삼베짜기, 장작패기 등 전통공예 시연도 펼쳐진다.

 

또한 민속놀이 체험장에서는 투호놀이, 제기차기, 윷놀이, 굴렁쇠 굴리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전통먹거리 체험장에서는 떡메치기, 순두부 만들기, 가마솥 고구마 체험을 하며 직접 만든 음식을 시식하는 색다른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다.

 

김기삼 문화시설사업소장은 “설 명절을 맞아 잊혀져가는 세시풍속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경자년 흰 쥐띠의 해를 맞아 해미읍성을 찾는 모든 관광객들이 좋은 기운을 얻어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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