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영춘
나, 너한테 가고 싶었다
미치도록 가고 싶었다
날이면 날마다 보고 싶었다
달이면 달마다 그리웠다
철철이 네 품에 안기고 싶었다
이십 년, 삼십 년, 사십 년
오랜 세월
나, 너한테 가고 싶어
나, 너 보고 싶어
나, 너 그리워
나, 많이 울기도 했다
나, 많이 아프기도 했다
나, 병이 날 대로 났다
나, 이제 너한테 가지 않으리라
나, 이제 너 보고 싶지 않으리라
나, 이제 너 그리워하지 않으리라
보고 싶은 것도 한세월
그리운 것도 한세월이지
칠십 년이 넘도록
보고 싶고 그리울 수 있을까
가서 보면 아픔은 가셔질 텐데
왜, 내 고향은 갈 수 없단 말인가
나, 이제 너 잊으리라
잊을 수 있다면 잊으련만
오랜 세월 뇌리에 새겨진 향수병
비석처럼 머릿속에 박혀 서서
나를
왜, 이토록 괴롭히는지 모르겠네
정형록 기자
kissqwerty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