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24일 현재 763명, 사망자 7명을 기록하면서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3월 2일 예정이었던 전국의 유초중고등학교 개학은 일주일 뒤로 미뤄지고, 정부에서는 마지막 단계인 ‘심각’을 선포하며 온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충남도교육청에서는 24일 오전 일제히 학부모들에게 ‘신학기 개학을 연기하겠다’는 안내 문자를 보내오고, 충남도청에서는 ‘심각단계 격상으로 병문안 및 집단행사참여를 자제해 줄 것과 손씻기 생활화, 의심증상시 1339 또는 보건소에 문의해 줄 것’을 안내하는 문자를 수시로 보내며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합니다.

 

우리 충남 서해안지역에서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 16일 청주 부부 확진자가 서산 버드랜드를 다녀간 것과 태안 펜션에 머물렀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한 주간 주민들이 바짝 긴장했습니다.

 

부부가 다녀갔던 서산버드랜드와 태안 펜션은 3월 2일까지 폐쇄조치에 들어갔고, 이들과 접촉했던 직원들은 능동감시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들과 접촉했던 펜션 주인과 편의점 사장이 자가격리 조치 아래 조기 검진을 실시한 결과 22일 ‘음성’으로 판정돼 그나마 다행입니다. 여러 경로로 접촉한 자가격리자들의 잠복기가 끝나는 3월 1일까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각 지자체들이 철저한 모니터링과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거쳐 접촉 의심자 현황을 파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합니다.

“군에서 경로당도 어지간 허믄 가지 말랴. 심심혀도 당분간은 참아야 제 워칙혀.”

주민들은 지자체의 간곡한 당부에 믿음으로 협조합니다.

 

주말을 맞은 23일 오후 당진 시내 몇 곳을 돌아보았습니다. 평상시 왁자지껄 하던 시내 한 대형음식점은 몇 안 되는 손님들끼리 서로 좌석을 건너 띄어 앉아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한눈에 봐도 꽤 여럿이던 홀 서빙 직원들 대신 주인장이 직접 서빙에 나섰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일요일이어서 이 만큼이라도 손님이 계신 거 에요. 홀 서빙 하던 친구들 당분간 쉬라고 했습니다. 문을 닫을 수도 없고 하루하루 그야말로 버티는 겁니다. 그저 하루빨리 코로나사태가 끝나기를 바랄 뿐이지요. 믿어요. 차차 안정이 될 거라고.” 장사가 잘 될 때는 그저 돈 계산만 하면 됐던 주인장이 서툰 서빙으로 실수를 해도 오히려 ‘사장님 힘 내시라’ 위로하는 손님들을 목격합니다.

 

이어 찾아 본 대형마트에는 일제히 마스크를 쓴 채 시민들이 장을 봅니다.

“사람 많은 곳은 어지간하면 안가고 싶은데 식료품이 다 떨어지기도 했고 답답하기도 해서 나와 봤거든요. 주차장에 차가 별로 없겠지 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차가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아직은 우리 지역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서 조금은 안심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서로를 위해서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은 절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혹시나 싶은 마음에 아이들은 집에 두고 잠깐 장을 보러 나왔다는 한 주부가 서둘러 장바구니를 채웁니다.

 

23일 오후 속보로 발표된 개학연기 소식에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한 워킹맘은 “일하는 엄마들은 개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현실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학연기 조치는 너무 당연해요. 어려워도 어쩌겠어요. 아이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니까요.”

매일 아침 출근 전에 아이들이 어려서 점심을 스스로 못 챙겨 먹으니까 보온 도시락 두개에 아이들 먹을 점심을 싸놓고 출근하던 이 어머니는 코로나19사태로 당분간 도시락을 계속 싸야할 형편에 놓였지만 아이들을 보호하는 교육부 최선의 조치에 동의합니다.

 

오늘 아침 남편 직장 관계로 대구에 이사 간 지 올해로 2 년째를 맞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습니다. 취업 공부하는 두 자녀는 학원 대신 각자의 방에서 공부하고, 출근하는 남편을 제외하고는 식구들 모두 문밖을 나가지 않고 있다는 소식과 창밖을 내다보아도 걸어 다니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식료품부터 모든 필요한 것들을 택배 주문을 해보지만 지난주에 주문한 내역들이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 ‘배송준비 중’이라고만 뜨고 있다는 소식. 이에 안타까워하던 전라도 고향집에서 부모님이 이것저것 박스에 챙겨 담고 택배기사를 불렀는데 배송지가 대구라니까 이번 한 번만 받고 다음에는 안 된다고 말해 부모님께서 속상해 하셨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배송이 늦어지는 것은 밀려드는 주문에 다 같은 상황이니 이해 한다는 말, 택배기사님들 입장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말, 매일 소독하는 대구가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말을 해주며 걱정 말라 합니다.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 해보니 불필요한 불안감 대신, 정부와 지자체를 믿고 안내에 따라 지킬 것은 지키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적극 실천하면서, 처한 곳에서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동의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처한 분들을 위로 격려하면서 희망의 끈을 이어 묶고 있었습니다. 이번 위기도 결단코 잘 헤쳐 나갈 거라는 그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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