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영춘

어깨 잡아당겨 발목 묶어

산은 사나이를

제 그림자안에 가두는데

수평선 가로질러 넘어가는

둥근 해를

네모 안에 잡아가두려

사나이는

조리개조절 손가락 바쁘다

 

핏기 없는 달 바다에 가두고

갈매기 불러 모아

수평선 넘는 해 붙잡아

바닷물은 숨을 몰아쉰다

 

핏발 맺힌 서슬 푸른 독기

입 코 막은 가슴 파고들어

허파 갉아먹는

붉은 테러부대

한반도전역 들쑤시는데

희읍스름한 눈 희번덕거리며

간단 온단 말

한 마디 내비치지 않고

등대는 여전히

옹송그려 앉아

콜록콜록 기침만 한다

 

백두대간 붙잡은 두 그림자

태평양물결에 두둥실 너울거린다

바닷가에 서있는 두 그림자

바다 위 산그늘에서 하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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