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국민 스스로가 방역 주체가 되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되면서 나들이 나온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주말을 맞은 10일 오후 찾아 본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항은 비가 곧 쏟아질 것만 같은 흐린 날씨에도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여기 저기 주차장에는 이미 차량들로 빼곡했고, 부잔교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찌뿌등한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화사합니다.

 

“우럭이랑 광어회 떴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싱싱하고, 요 회에다가 소주 한 잔 딱 걸칠 생각을 하니까 절로 웃음이 나네요.” 천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50대 아저씨의 표정이 그리도 화사한 이유 있었네요. 이분들 그렇게 돗자리 하나 없이 전날 비가 내려 촉촉한 해변에 망설임 없이 주저앉아서는 회를 안주 삼아 술잔을 부딪치며 이야기꽃을 피워갑니다.

 

그 옆 그늘막 아래에도 가족단위로 찾은 관광객들이 나란히 줄지어 자리 잡고 앉아 삼겹살에다가 부잔교 건너 사 온 아나고도 지글지글 함께 구워 풍성한 식사를 합니다.

 

삼삼오오 함께여도 좋지만, 회 한 사발 떠놓고 벤치에 홀로 걸터앉아 소주 한잔 들이키며 그윽하게 바다를 감상하는 할아버지 모습도 나름 낭만 있어 보입니다.

 

부잔교를 건너가 봅니다. 바다에 동동 배 띄워놓고 우럭이며 놀래미, 도다리, 광어, 아나고, 간재미, 낙지, 소라 파는 어민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어제 비도 왔고 오늘 날씨도 별거 아닌 것 같아서 손님들 많이 안 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들 와서 오늘 장사 좀 했슈. 앞으로 점점 더 경기가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참고 웃으면서 일하쥬. 신문에다가도 삼길포 많이 찾아주라고 홍보 좀 해 주유.” 이분들 웃는 것, 지금 당장 힘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희망찬 미래를 꿈꾸면서 앞당겨 웃는 지혜로 버티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거리에서는 트럭을 개조해 한 부부가 와플이며 국화빵이며 열심히 구워댑니다. 고소한 향기에 이끌려 자꾸만 몰려드는 손님들 덕분에 이분들 모처럼 분주하지만 신명나는 하루를 보냅니다.

 

그동안 찾는 손님 뜸했던 유람선도 한 시간마다 어김없이 배를 띄우고, 우럭조형물 앞에서는 서산 삼길포를 찾았노라 인증샷을 찍어대느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포즈를 취해대고, 수산물직매장에는 찾은 손님들로 바글댑니다. ‘술 땡기는 건어물, 밥도둑 젓갈’이라는 간판이 효과를 보는 듯 각종 건어물과 젓갈을 사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말린 아귀포가 4장에 만원, 박대 한 꾸러미가 3만5천원, 바지락부터 가지각색의 싱싱한 해물을 포장하느라 분주합니다. 10마리 7만원 하는 보리굴비는 어찌나 큰 지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 번씩 쳐다보고 갑니다.

 

곳곳마다 활기가 넘쳐나고 상인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아 희망을 봅니다. ‘신문에다가 삼길포 많이 찾아주라고 홍보 좀 하라’던 아주머니와의 약속을 지켜봅니다. 해미읍성, 서산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 간월암, 개심사, 팔봉산, 가야산, 황금산, 서산한우목장과 함께 서산9경에 속하는 삼길포항에는 대호방조제, 조각공원, 회 뜨는 선상, 갈매기먹이주기, 우럭등대, 갯벌과 독살체험장, 삼길포아라메길, 전망대, 봉화대, 삼길사가 있습니다.

 

또 다시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 우리 모두를 긴장하게 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주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면서도 지역경제도 함께 살아날 수 있도록 지혜로운 나들이를 계획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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