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은 지난 16일 오후 찾아본 삽교호에 가족단위로 찾은 방문객들이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드넓은 바다 위를 자유로이 날기도 하고, 수면 위로 내리꽂듯이 주둥이를 들이대고 물고기를 낚아채는 묘기를 선보이며 자랑스럽게 끼룩되는 갈매기와, 99세까지 장수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라도 하듯 자꾸만 ‘구구’거리는 비둘기가 공존하여 평화롭고, 새우깡 한 봉지 품에 안고 있으면 잘생겼든 못생겼든, 성격도, 인격도,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고 누구에게라도 갈매기와 비둘기는 금세 친구가 되어줍니다. 못생겨서 싫고, 성격이 지랄 맞아서 싫고, 인격적이지 못해서 싫고, 돈을 못 벌어서 싫고, 직장이 별로여서 싫다는 등의 이런 저런 이유로 자꾸만 선을 그어대는 노처녀 노총각 여러분들은 좀 배워야할 대목인 듯싶습니다.^^

다 큰 아이들 앞에서 한 중년의 아버지가 어린아이들 마냥 새우깡 양손에 쥐고 높이 치켜들어 갈매기가 와서 낚아채 가주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내는 모처럼 만의 평화로운 웃음 머금은 남편 얼굴 사진 속에 담습니다. 아장아장 비틀거리며 걷는 두 살 박이 어린아이가 가까이 다가가도 경계심조차 보이지 않는 비둘기는 아가에게 신비로운 존재입니다. 엄마는 벤치에 앉아 친구와 전화로 수다를 떨어대느라, 아가는 비둘기 쫓아다니느라 피차가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그렇게 자연 속에서 어른은 아이가 되고, 아이는 엄마 참견 없이도 자유를 만끽하며 천국을 누빕니다.

이곳 삽교호 위로 난 다리를 걸어보는 것,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하늘과 호수가 맞닿은 곳에 가로질러 난 다리 위에 마치 줄줄이 사탕처럼 나란히 멈춰 서서는 갈매기랑 합창을 하는 사람도 있고, 잔잔하게 불어주는 바람에 얼굴을 들이대고 눈을 감는 사람도 있습니다. 힐링의 순간이지 싶습니다.

이제 몇 송이 갓 피어난 장미넝쿨 우거진 터널을 지나 긴급재난지원금도 풀린 요즘 재래시장 형편은 어떠한 가 둘러봅니다. 찹쌀 도넛이 1개에 500원 하는 집은 찾는 발걸음들 쉴 새 없이 이어지고, 뻥튀기 파는 처녀는 뻥뻥 소리 내며 자꾸만 출연하는 녀석들을 가지런히 봉지에 담아대느라 데이트 나갈 시간이 없고, 가족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찾은 수산시장에서는 저렴하게 회 뜨고 포 떠 위층으로 올라가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즐깁니다.

더 마린 수산시장도, 원조 재래시장도, 수산물재래특화시장도 모두 둘러보니 생각보다 뜸한 방문에 의아합니다. 재난지원금도 풀렸는데 요즘 장사 잘되느냐 여쭈니, “코로나바이러스가 그 난리를 쳐도 삽교호는 지역 분들도 그렇고 외지에서도 많은 분들이 변함없이 찾아주셨거든요. 요새 한 참 바쁜 농번기다보니까 아무래도 지역 분들이 나들이를 못 나오셔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에서 수년 장사해보니까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재난지원금도 받은 사람도 있고 아직 못 받은 사람도 있으니까 이번 주는 별로 못 느끼겠고요, 차차 더 나아지겠지요?”하며 희망 가득한 웃음 웃습니다.

부릉부릉 오토바이들 무리지어 요란하게 이동하고, 근처 함상공원에서는 수직으로 내리꽂는 놀이기구에서 젊은이들 즐거운 비명이 쏟아져 길 지나던 사람들 한 번씩 쳐다보고 부러운 웃음을 웃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1개에 500원 하는 찹쌀 도넛 사서 한입 베어 문 순간, 왜 그리도 사람들 자꾸 그 집 앞을 서성였는지 이유를 알겠습니다.

자연 속 여유로움이 가득한 삽교호는 언제 찾아보아도 만족함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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