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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푸른 듯 누런 듯 잔잔한 보리밭 물결에 서다
[1호] 2020년 05월 23일 (토) 18:32:28 전미해 기자 jmhshr@hanmail.net
   
 

주말을 맞은 23일 오후 당진에서는 이미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며 특히나 사진 좀 찍어본다는 젊은 연인들에게 필수코스가 되어버린 당진 합덕 소재(합덕대덕로 502-24) 청보리밭을 향합니다.

 

시골길을 달려 만난 좁은 외길을 건너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입소문을 듣고 찾은 관광객의 차량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서 주차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코 좁지 않은 주차장이 세 곳이나 마련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밀려드는 차량에 기다림과 인내는 필수입니다. 이곳은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적잖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늘 벌어지는 풍경이라고 주차요원이 귀띔해줍니다.

 

그렇게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보리밭 풍경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푸른 듯 누런 듯 환상적인 보리밭이 드넓게 펼쳐지고, 밭 사이길 마다 알록달록 사람 꽃도 함께 피어 장관입니다. 보리밭 아니고 꽃밭 같습니다. 좁은 외길을 건널 때만 해도 상상조차 되지 않았던 그야말로 황홀한 광경입니다.

 

‘카페 피어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이미 야외에 마련된 탁자에 걸터앉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너른 보리밭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보리밭 사이사이로 난 길을 찬찬히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천국입니다.

“살짝 얼굴을 왼쪽으로 돌려봐. 그렇지, 그렇지. 자 찍는다. 찰칵!”

젊은 연인들이 그저 누르기만 하면 작품이 되고 마는 풍경에 마법에라도 걸린 듯 서로가 서로를 정신없이 찍어대느라 기자 카메라에 찍힌 줄도 모릅니다.

 

“내 고향집은 멀어서 자주 못 가지만 여기 이렇게 서 있으니까 친정집에 온 느낌이에요. 어릴 적에는 우리 친정집이 농사를 지니까 이런 풍경을 흔하게 보았을 거잖아요. 그런데 그때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어른이 되고나서야,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 아닌 지금에서야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알게 되네요.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 속에 그야말로 풍덩 빠져버렸습니다. 지인들에게 꼭 한 번 다녀가라고 말해줘야겠어요. 저만 보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우니까요.”

 

서산에서 가족과 함께 찾았다는 한 젊은 엄마의 평화로운 미소가 딸이 찍어주는 사진 속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이 부르는 소리 있어/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휘파람 불면 고운노래/귓가에 들려온다/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놀 진 하늘만/눈에 차누나

 

가곡 한 소절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면서 한쪽 그늘져 아직은 푸른 빛깔의 청보리와 따사로운 햇살을 두루 받아 시시각각으로 누렇게 익어가려는 황보리의 오묘한 조화 속 사이길을 휘돌아 걸어 나옵니다.

 

멀리 언덕 너머로도 보리밭길 끝도 없이 이어질까 상상하며 이번에는 보리밭을 끼고 옆으로 난 숲속 그늘을 걸어봅니다. 푸릇푸릇 우거진 나무 아래 청청한 젊은이들이 담소를 나누며 여유롭게 걷습니다. 차가운 땅 속에서 겨울 추위를 견디며 푸른 생명 이어오다가도 때로는 뜻하지 않은 냉해도 입고, 때로는 예고조차 없이 불어대는 태풍도 이겨내고 그윽이 익어가며 풍성한 열매를 기약하듯, 이 자연 속에서 힐링을 얻어 현실이 주는 고단함을 이겨내고 성숙한 열매 거두기를 기원하며 귀한 젊은이들을 뒤따라 걷습니다.

 

언덕 너머로는 감자밭이 펼쳐지고, 위에서 아래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풍경도 좋습니다. 그저 말이 필요 없고, 보고,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명소가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이른 봄에는 청보리를, 지금은 청보리에서 황보리로 넘어가는 오묘한 조화를, 곧 머지않아 황금물결을 볼 수 있겠네요.

 

몇몇 지인에게 기사 작성을 하기도 전에 성급하게 사진을 보냈습니다. 이 메시지와 함께요. ‘한 번 방문하시어 가족에게 힐링을 선사하세요. 지금 당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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