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은 5월 30일 오후 찾아 본 용장천(서산시 운산면 용장리)에 샤스타데이지가 무더기로 피어났습니다. 이곳은 운산면 주민들이 ‘아름다운 운산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손수 가꾸어 의미를 더해줍니다. 척박했을 천변을 갈고 닦고 매만져 이토록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내기까지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한 걸음 한 걸음 소중하게 발을 내딛어봅니다.

가족단위로 찾은 관광객들이 온통 하얀 꽃으로 수놓아진 길을 걸으며 “우와, 예쁘다!”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유모차도 거침없이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정돈된 길에 유모차에 실린 아기도 꽃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답하고, 아장아장 가까스로 혼자 걷던 하얀 모자 쓴 세 살 박이 아기도 그대로 한 송이 꽃이 되어 어우러집니다.

“대박, 여기 이렇게 예쁜 곳이 있었네!” 알록달록 원피스 입은 젊은이들이 이리 찰칵, 저리 찰칵 셔터를 눌러대며 활짝 피어난 샤스타데이지와 함께 화사한 웃음꽃도 카메라에 함께 담습니다.

“우리 사진 좀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한 모녀가 꽃밭 속에서 하트를 만들어가며 다정하게 포즈를 취할 때 셔터를 눌러대면서도, 부모는 늙어져 세상에 없어도 자식들에게 추억으로 남는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엄마와 함께한 지금 이 장소, 이 시간들이 훗날 딸에게 추억으로 고스란히 남겠네요.

“선배, 여기 너무 예뻐요. 꼭 한 번 다녀가세요. 꼭이요! 사진 몇 장 보내드릴게요.” 생각에 잠겨 걷는데 누군가가 꽤나 흥분된 톤으로 통화를 합니다. 혼자 보고 누리기에 너무 아까웠던 모양입니다.

“우와, 여기 그네의자도 있어요.” 어린이들에게도, 연인들에게도 어김없이 포토존이 되고, 중간 중간 놓인 나무벤치는 젊은이들에게는 포토존이, 다리 아픈 어르신들에게는 고마운 쉼터가 됩니다.

700여 미터 하이얀 물결 샤스타데이지 꽃길을 따라 걷다보면 노란 금계국, 보랏빛 머금은 수레국화, 붉은 양귀비까지 어우러져 피어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만사를 인내한다, 순진, 평화라는 꽃말을 지닌 샤스타데이지는 계절감을 느끼게 해주는 꽃입니다. 꽃가게에 샤스타데이지가 나와 있으면 이제 슬슬 더워지는 초여름이라는 것을 짐작하면 된다는군요.

샤스타데이지 활짝 피어났으니 초여름 맞나봅니다. 어쩐지 마구 쏟아지는 햇살에 덥다고 느껴지고, 눈이 부셔 선글라스 없이는 눈을 뜰 수 없습니다. 700여 미터 꽃길을 걸어가 되돌아 나오니 등에 땀이 배었습니다. 덥고 땀도 났는데 기분은 좋습니다.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일제히 나를 바라보던 샤스타데이지에게서 평화로움을 건져 올렸으니까요!

‘도대체 코로나19는 언제 끝나는 거야’하며 안달복달 하는 우리들에게 만사에 인내하라는 메시지를 소리 없이 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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