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 아미미술관 뒷길에 수국으로 수놓아진 숲길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

충남에도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20일 오후 당진 아미미술관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인기를 실감합니다.

입장권을 사려고 한낮 정열적으로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도 일제히 마스크를 끼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기꺼이 줄을 서는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어김없이 누구라도 초록빛 넝쿨 앞에 나란히 서기도 하고 앉기도 하여 미술관 방문 인증샷을 남기고, 미술관 담장을 타고 오른 담쟁이와 붉은 장미넝쿨 우거져 또 한 번 머물러 셔터를 눌러대면서 행복한 미소 짓는 젊은 연인들을 바라보는 것 만 으로도 흐뭇해집니다.

"SNS에서 사진들을 보았는데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오늘 남자친구랑 왔어요. 실제로 와서 보니까 더 예뻐요. 정말 기분 좋아지는 곳이에요.”하며 아산시에서 왔다는 젊은 연인들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부지런히 추억을 담습니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왠지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 보고 선입견이었고, 고정관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네요. 자유로운 예술의 세계를 작품을 통해서 느꼈고, 미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왠지 모를 감동이 있더라구요. 미술관도 좋지만 주변 환경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이곳이 원래 학교였다잖아요. 너른 운동장이 푸른 잔디밭으로 펼쳐져 있으니까 너무 평화롭게 느껴지고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쉬다보니까 한 주간 먹고 사느라 분주하게 보내면서 없었던 여유로움을 만끽 할 수 있었어요. 지인들에게도 꼭 한 번 다녀가라고 얘기해 주고 싶네요.” 평택시에서 왔다는 중년 부부가 벌써 미술관 안팎을 다 돌아보고 난 후 여유로움과 평안함 가득한 얼굴로 인터뷰 해줍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는데 복도에서부터 형이상학적인 작품들이 시선을 끌고, 교실 분위기의 전시장 안에서는 어린 꼬마아이조차도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뛰지 않습니다. 요즘 어린이들 이렇게 스마트 한 것은 유치원에서부터 교육을 잘 받아온 결과물이지 싶습니다.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에 전시된 작품들을 배경으로 관광객들 소리 없이 표정으로 말하며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댑니다.

젊은이들은 부모님 세대에 사용했다는 낡아빠진 책걸상에 앉아 공감하고, 중년 세대들을 책걸상에 앉자마자 옛 추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납니다.

“자세히 보면 종이 한 장 한 장이 모아져 저렇게 입체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이 표현되었어요. 정말 신기해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동행한 부모님께 꽤나 고급스런 언어로 감상표현을 합니다.

본관 전시실을 나와 뒤켠으로 돌아가니 별도로 마련된 복합문화공간에 메종 드 아미 개관전이 ‘예술을 탐하다’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습니다. 부담 없이 돌아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그닥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구입도 할 수 있다고 안내해줍니다.

초라하지만 정겨운 기와집 마루에 세워진 지게조차 예술로 여겨지고, 기와집 끼고 돌아나가니 뜻밖에 풍성한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숲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아름다워라!”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한 어머니가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걷더니 뜻밖에 펼쳐진 황홀한 풍경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남편이 오늘 출근해서 함께 못 왔는데 남편이랑 다시 와야겠어요. 너무 예뻐요.” 어여쁜 것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고 나누고 싶은 마음인가 봅니다.

운동장은 너른 잔디밭으로 꾸며져 평화롭고, 우거진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는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의 속삭임이 이어집니다.

안팎으로 볼거리가 많아 남녀노소 누구라도 찾아보면 반드시 감동하고 돌아가게 되는 ‘아미미술관’이 당진에 있습니다. 한 번 다녀가실래요?


▲ 20일 오후 뜨거운 태양 아래 입장권을 사려고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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