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현재 48일째 지속되고 있는 역대급 장마에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장마가 할퀴고 간 자리 치유할 시간조차 없이 태풍이 또 올라오고 있다 하니 걱정입니다.

충남지역에서도 이번 장마로 주택과 농지, 도로가 침수되고, 교량이 통제되는가 하면, 축사가 물에 잠기고, 토사유출로 길이 막히고, 하수관이 역류하여 맨홀 뚜껑이 위험하게 돌아다니기도 해 주민의 신고로 수습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용담댐 방류 여파로 하천물이 제방을 넘어 충남 금산군 일대 논밭은 완전히 침수됐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지역신문 기자가 “어디가 강인지, 어디가 땅인지 구분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생생하게 말해줍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5년 넘게 가꾸며 수확을 앞둔 인삼밭이 물에 잠긴 모습을 보고 망연자실하여 눈물조차 말라버린 농부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합니다.

한날 물폭탄이 떨어진 충남 아산시 온양천 일대에서는 맨홀작업을 하던 분이 물살에 휩쓸려 숨지고, 산사태에 80대 70대 남성이 매몰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제방 13곳이 범람하고, 농경지가 침수되며, 7개 마을에 2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천안시와 아산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피해 복구에 국비 지원이 된다니 그나마 감사합니다. 예산군과 금산군도 특별재난지역 추가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니 주민들이 작은 희망의 밧줄이라도 붙들 수 있게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어머니 홀로 거주하시는 순창 고향집에서도 긴박하게 전화벨이 울려댔습니다. “물 폭탄이 떨어져 명절 때 곰국을 우려내려고 마당에 설치해 놓은 가마솥 뚜껑 위까지 물이 넘실대고, 비가 멈추지 않으면 금세 방안까지 물이 들어올 기세”라며 호소합니다. 다행히 잠시 비가 멈춘 사이 천천히 빠져나가주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또 기습적으로 비가 내린다면 같은 상황이 연출 될 거라며 염려합니다.

고향집 바로 인근 동네에서는 섬진강댐 수문을 열어 한꺼번에 대량의 물을 방류하는 바람에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상황에 놓여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서울 사는 동창이 근무 중이라 얼른 내려가 보지도 못하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톡이 옵니다.

형제들이 거주하는 광주에서도 거리가 온통 물에 잠긴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내오며 곳곳에서 차량통제가 이어지는 바람에 출근도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옵니다.

어느 곳, 누구 랄 것도 없이 장마가 할퀴고 간 후 난 상처에 많이 아파하고 있는 현장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갑니다. 쌓여있는 토사를 치우고, 흙더미에서 건져낸 가재도구들을 세척해 닦아내고, 이재민 위해 도시락을 전하는 손길이 있는가 하면, 돕는 인력을 실어 나를 버스를 지원하기도 하고, 소박한 간식을 지원하는 손길, 세탁봉사, 피해 복구에 필요한 물품과 성금기탁도 이어지고 있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 자원봉사자들이 그렇게 온정의 손길을 보태며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어디에다 하소연 할 데도 없고 그냥 어디 가서 펑펑 한바탕 울고 오고 싶다”고 말한 수해 입은 한 상인의 인터뷰에 가슴이 훅 먹먹해집니다.

마지막 주 방학을 보내고 있는 아이와 마주앉아 점심을 대하며 의논합니다. 뉴스에서 우리지역 피해 소식을 찾아보고, 직접 수해현장에 찾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정해 실천할 것을 계획합니다.

장마와 태풍이 할퀴고 간 내 이웃의 상처, 지금 함께 보듬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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