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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매일 장날이면 좋겠네!
[1호] 2020년 08월 17일 (월) 13:13:55 전미해 기자 jmhshr@hanmail.net
   
 

전국 어디를 여행 가더라도 관광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 있으니 바로 전통시장입니다. 전통시장은 그 고장의 특산물과 향토음식, 또 지역의 문화와 특색까지 온전히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인들의 일터이자 인생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이기도 해서 정겨움이 묻어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주말이면서 광복절을 맞은 지난 15일 5일장을 맞은 당진전통시장을 찾아보았습니다. 시장 거리는 깨끗하게 잘 정리돼 있습니다. 오랜 장마 끝에 모처럼 푸른 하늘 흰 구름 떠가고, 한동안 그리웠던 햇살도 반가움을 격하게 표현하는 바람에 모자라도 눌러쓰지 않으면 눈뜨기조차 어려우리만큼 지독한 폭염 속에서도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적지 않습니다.

요즘이 꼭 제철인 복숭아는 커다란 바구니에 차곡차곡 담기운채 고운 색 달콤한 향 마구 내뿜어대며 손님들을 유혹합니다.

“요새 계속 비가 와서 안 달라나유? 먹을 만 허데유?”

“달달허니께 염려말구 사셔. 제철이라 쌀 때 많이들 잡솨. 복숭아가 얼마나 몸에 좋은지 알으유? 복숭아를 먹으믄 피곤허덜 않혀. 변비 있던 양반이 변비가 없어졌댜.”

그렇게 복숭아는 기막힌 효능에 힘입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갑니다.

이제 막 수확시기를 맞은 아로니아는 농부님이 직접 농사 지어 가지고 나와 5킬로그램 한 박스에 8천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농부님 따는 수고비조차도 안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같은 5킬로그램 가격이 2만5천원부터 3만원까지 천차만별이어서 직거래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아로니아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물질이 아주 많이 들어있어서 킹스베리라고 불리웁니다. 달콤해서 모두들 선호하지만 비교적 값이 꽤 나가는 블루베리보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약 4배 이상 많이 들어있습니다. 떫은맛이 나지만 냉동실에 저장해 놓았다가 먹으면 신기하게 떫은맛이 사라진다니 참고해서 몸에 좋은 아로니아 즐겨 드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고장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부님과 농장에서, 혹은 전통시장에서 직거래를 하는 것이 지혜로운 소비겠네요.

커다란 수박이 한덩이에 5천 원, 한 바구니에 5천 원 하는 작고 붉은 자색을 띠는 햇고구마가 꽃처럼 어여쁘고, 알뜰한 젊은 엄마들은 알록달록 내걸린 아가들 원피스에 발걸음을 멈추고, 오직 장날만 호주산 삼겹살이 3팩에 1만원이라는 상인의 외침에 귀들이 솔깃해지는가 하면, 갓 튀겨낸 어묵에 나무젓가락 꽂아 넣은 일명 핫바는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인기 짱입니다.

기나긴 장마로 채소 값이 훌쩍 뛰어올라 부담인데 얼갈이, 열무가 한 단에 5천원, 무더기로는 1만2천 원 한다니 이걸 사야나 저걸 사야나 망설이는 주부들도 있고, 곱게 잘 말린 햇 고추는 1근에 2만원부터 2만3천 원 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당진산 6쪽마늘은 100개에 1만7천원 가격표를 달았고, 금방 뽑았는지 줄기도 따지 않은 햇 당근은 싱싱함 그 자체입니다.

못생긴 사람을 누가 호박에 비유했는지 따져 묻고 싶을 만큼 길쭉길쭉 동글동글 어여쁜 박들이 작품처럼 전시돼 있고, 꼬물대는 신생아처럼 귀여운 미니단호박들도 앙증맞게 나란히 앉아 손님을 기다립니다.

제주도 우뭇가사리, 도토리묵, 청포묵, 올방개묵 탱글탱글함 자랑하며 나란히 전시돼 있는 모습을 모니 어릴 적 요맘때 장날이면 어머니 우뭇가사리 숭숭 썰어 콩물 풀고 설탕 넣고 휘휘 저어 얼음 풍덩 담가 한 그릇씩 담아주시면 콩물의 구수함과 보돌보돌한 우뭇가사리가 씹을 것도 없이 스르륵 넘어가던 그 맛이 어찌나 좋던지 5일장 말고 매일 장날이면 좋겠다 생각했던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대충 쳐놓은 천막 아래 잔치국수 하나 말아놓고 고추전을 비롯해 다양한 튀김을 안주 삼아 시원한 탁주 한 사발 들이키는 맛에 시장을 찾는다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정겨운 전통시장은 고향 어머니 품처럼 따뜻함이 있어서 언제 찾아보아도 좋습니다.

한 바구니에 5천원 주고 산 메추리알이 “어제 걷어 싱싱하다”며 덤으로 두어 주먹 더 담아주시던 상인의 말씀이 참말이었습니다. 하나씩 까먹는데 탱글탱글하니 기분 좋게 구수합니다. 5일장 말고 매일이 장날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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