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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당연한 매너를 지켜주세요!
[1호] 2020년 09월 15일 (화) 11:09:19 전미해 기자 jmhshr@hanmail.net
   
 
  ▲ 야간에 학교 운동장을 이용해 운동하는 시민들의 모습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중인 가운데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이 아직 폐쇄상태이거나, 문을 열었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을 꺼리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야간에 바깥에서 가족끼리 가볍게 산책하거나 혹은 운동하기에 좋은 곳을 찾아 나섭니다. 사는 곳 주변이 산책하거나 마음껏 운동할 수 있게 여건이 조성돼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지만 그런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시민들은 잘 정리 된 천변을 걷고 뛰는 것을 선호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사는 곳 가까이에 있는 학교 운동장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어떠한 장애물도 없는 너른 운동장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운동하기에 최고의 공간이 됩니다.

동네 가까운 곳에 여러 학교가 있는데 대부분의 학교는 낮 뿐 아니라 야간에도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을 예방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 교문을 굳게 걸어 잠가 놓고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중 야간에 자유롭게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한 학교가 있습니다.

14일 밤 이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낮 동안에는 학생들이 있으니까 보호 차원에서 출입을 금하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없는 야간에는 시민들을 위해서 개방해주면 좋겠습니다.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요즘 밤에라도 넓은 운동장을 마구 달리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거든요. 우리 집 근처에는 운동할 만한 공원도 없고, 학교는 다 잠겨 있어서 아쉽습니다. 이 학교는 야간에 열려있고 많은 분들이 운동한다는 말을 듣고 차를 타고서라도 이렇게 왔네요. 몇 바퀴 걷고 뛰고 했더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진짜 살 것 같아요.”

아빠는 아장아장 걷는 큰아이의 손을 잡고, 엄마는 유모차에 실린 아기와 눈을 맞추며 운동장 트랙을 걷습니다.

“집 근처에 어린 자녀들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학교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 지 몰라요. 저희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면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꼭 한 시간 이상 이곳에 나와서 걷습니다. 이 너른 운동장을 바라보는 것 만 으로도 힐링이 되고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에요.” 유모차를 밀며 걷는 엄마가 기분 좋은 웃음을 웃습니다.

"제 꿈이 축구선수거든요. 손흥민 형아처럼 되려면 열심히 연습해야 돼요. 이 학교가 실제 축구장하고 크기가 같대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진짜 소중한 곳이에요.”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남자 아이가 친구 몇몇과 현란한 드리블을 뽐내기도 하고, 때로는 힘찬 슛을 날리기도 하며 손흥민 선수를 롤모델 삼아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마다 학교 문을 열어놓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 고마운 마음들을 표하고 있어서 이 학교 교장선생님과 15일 전화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의 마음은 책임자로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사실 학교를 공개적으로 개방을 할 수 없답니다. 낮 동안에야 체온을 체크하고 안전하게 출입을 관리할 수 있지만 야간까지 그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시민들이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찾으시는데 야박하게 안 된다고 막아설 수도 없고,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만일의 경우 우리 학교에서 운동하다가 코로나19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참 난감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참 마음 좋아 보이는 교장선생님이 말을 이어갑니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야간에 이용을 막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물병이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가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감사하게도 시니어자원봉사자분들이 아침마다 오셔서 도와주고 계시는데 이분들이 부탁을 하십니다. 쓰레기를 화단에 숨겨놓거나 틈새에 끼워 넣어서 보물찾기 하듯이 세세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웃으시더라구요. 그럴 거면 차라리 보이는 곳에 쓰레기를 두라고. 봉사하시는 이분들이 쓴웃음 짓지 않도록 이용하시는 분들이 매너를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장으로서 커다란 책임감과 적잖은 불안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시민들 건강을 위해 문을 열어 놓았는데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말도 안 되는 행태는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운동장에서 걷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하루 묵었던 스트레스가 풀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뿐 아니라 학창시절 추억도 간간히 떠올릴 수 있는 학교 운동장을 소중하게 여기며 깨끗이 사용하는 것, 너무 당연한 예의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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