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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낭만의 해안길이 밀물에 고립의 공포로
[1호] 2020년 09월 21일 (월) 10:33:26 전미해 기자 jmhshr@hanmail.net
   
 
  ▲ 주말을 맞은 19일 오후 서산시 지곡면 중리포구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주말을 맞은 19일 오후 3시 30분경 찾아본 서산시 지곡면 중리포구에서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도 있고, 삼삼오오 친구들과, 혹은 오붓하게 부부가 나란히 앉아, 고독을 즐기기라도 하듯 저만치 홀로 앉아 망둥이도 낚고 세월도 낚는 분들에게서 평화로움, 여유로움이 흠뻑 묻어납니다.

“서산이요. 낚시 정말 재밌어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에 답을 냉큼 해주면서도 제법 폼 나게 낚싯줄을 드리웁니다.

덩치 좋은 청년 셋도 서산에서 왔다는데 자꾸만 낚여 올라오는 망둥이에 해벌쭉 미소가 머물고, 차오르는 밀물 덕에 선착장 바로 옆에 배를 댄 선주는 오늘 배를 타고 나가 낚아 올린 망둥이들을 끝도 없이 퍼 올리며 수확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한쪽에서는 잔잔한 파도를 벗 삼아 해안으로 난 길을 동행한 지인들이 찬찬히 걷습니다. 부드러운 모래도 아니고 거친 돌길이지만 코로나블루로 우울한 마음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오래간만에 대하는 바다는 낭만 그 자체입니다. 해안선을 따라 담소를 나누며 자꾸만 걸어 들어가는 지인들의 뒷모습을 촬영하고 나와 낚시객들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중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4시 25분 경 다급하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되돌아 나가려는데 물이 차올라 길이 없어졌어요!”

“헐!”

“119에 신고하는 것은 민폐니까 많이 가파르기는 한데 뒤에 산으로 올라가 돌아서 가볼게요.”

‘헐!”

당황스러워 그저 ‘헐’로 화답하면서 해안선을 바라보니 불과 몇 분 사이에 산 바로 앞까지 물이 넘실넘실 차올랐습니다. 늘 우리지역 해양경찰서를 통해 보도자료를 통해서나 접했던, 그저 남 일이라 여겼던 그 사건사고가 지인들에게 벌어졌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잡은 뻘 낙지를 받아 이곳에서 수십 년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광현 씨는 “바다는 낚시를 하든, 해변을 걷든 잘 아는 사람한테 항상 물어보는 것이 안전해요. 지금 한참 물이 밀려들어오고 있는 시간인데 들어가면 안 되거든요. 알았으면 못 들어가게 했을텐데....오늘은 더군다나 만조 중에서도 해수면이 꽤 높아지는 날 중에 하나거든요.” 듣고 보니 이때가 조석현상에 의해 해수면이 하루 중에서 가장 높아지는 만조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염려 가득 안고 기다리는데 팔은 가시에 긁히고, 엉덩방아도 찧었는지 바지 곳곳에 흙이 묻었지만 다친 곳 없이 모두 안전하게 돌아왔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걸어 들어간 시간은 채 십여 분도 되지 않았는데 길도 없는 산길을 헤치며 돌아오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전개됐었던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스마트폰에 한 보도자료가 올라왔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서산시 대산읍 황금산 앞 해상 갯바위에 낚시를 즐기던 남성들이 우리와 비슷한 시간 즈음에 밀물이 차올라 고립되자 구조를 요청했고, 출동한 해양경찰서 구조정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우리도 50대 남성 1명, 60대 남성 2명으로 해경 보도자료에 실릴 뻔 했다”는 농담을 하면서 한바탕 웃고 긴장을 풀었지만 가슴 조린 주말, 함께한 모두에게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 바다를 모르고 섣불리 행동한다면 낭만의 해안길이 차오른 밀물에 고립되는 공포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으며.    


   
 
   
 
   
 
  ▲ 만조 전 드러난 해안길을 걷는 사람들  
 
   
 
  ▲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금새 산 밑까지 차오른 모습  
 
   
 
  ▲ 아름다운 노을과 어우러진 바다  
 
   
 
   
 
  ▲ 세부 못지 않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중리포구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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