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산시 성연면 왕정리 735번지 일대에 무더기로 피어난 코스모스길을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파란 가을하늘 아래 ‘순정’이라는 꽃말을 가진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아니 무더기로 피어나 꽃물결 일렁이는 길을 천천히 걸어봅니다. “세상에나, 천국일세!”

서산시 성연면이 테크노밸리 내 약 8만㎡의 유휴지에 1Km 산책로를 조성해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1일 오후 찾아 본 이곳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코스모스 사이로 난 길을 줄지어 걸으면서도 아름다운 꽃밭을 배경으로 추억을 담느라 자꾸만 멈춰섭니다. 벌, 나비, 메뚜기, 고추잠자리는 보너스입니다.

“오전에 해미읍성을 먼저 들렀는데 거기서도 코스모스가 아름다워서 감동하고 왔는데 여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하네요. 시간 내서 오기를 잘했어요.” 인천에서 전날 내려와 태안에서 하룻밤을 묵고 해미읍성 들러 올라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는데 커다란 감동 안고 돌아가는 일가족의 얼굴도, 뒷모습도 코스모스 꽃잎처럼 화사합니다.

“시댁에 왔다가 꽃구경 제대로 하고 가네요. 인근에 사시면서도 아직 못 보신 분들 계시다면 꼭 다녀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부산에서 왔다는 아낙이 아이들을 포토존에 나란히 세우고는 연신 찍어댑니다.

“명절 때마다 어김없이 시골 부모님 댁에 갔었지만 올해는 회사에서 가능하면 서산시를 벗어나지 말라는 당부가 있어서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너무 답답해서 식구들이랑 나왔는데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네요.” 한 집안의 가장이 명절에 부모님도, 형제도 만나지 못하는 설움을 이곳에서 위로 받습니다.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잖아요. 그냥 우울했는데 꽃길을 걷다 보니까 가을노래도 절로 흥얼거리게 되고, 집에 가면 시집이라도 펼쳐봐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가을정취에 푹 빠졌습니다.” 친구와 둘이서 손잡고 걷는 청년들 어깨가 자꾸만 하늘 향해 치솟아 오릅니다.

“구두를 신고 와서 다 돌아볼 수가 없어 안타까워요. 이렇게 넓을 줄 몰랐거든요.” 한 멋쟁이 중년여성이 편안한 신발을 신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합니다.

드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꽃길을 돌아 나와 주차장을 향하면서도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이곳을 꼭 한번 다녀가시길. 야외지만 마스크 착용, 잊지 마시구요.





▲ 당진시에 거주하는 김상범 김순례 부부가 소문을 듣고 다음날 이곳을 찾아 인증샷을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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