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농산물의 유통문제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서 농가소득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 충남 농산물이 수도권을 경유해 지역에 납품되거나 타지 농산물이 도내 마트에 대량 납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충남 농산물의 상당수는 ‘농가→산지유통인→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한 수도권 도매시장→중도매인→소매상→소비자’ 6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물류비와 도매시장 수수료(5%가량), 도매업체 이윤(20%가량)이 붙어 농가소득은 줄고 소비자는 더 높은 값을 치러야 한다. 농산물 신선도 하락도 문제다.

최근 국정감사에선 농산물 유통구조에 관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마늘 저장업체의 독과점 유통구조가 도마에 올랐는데 마늘은 출하 후 냉장 저장을 거치는 판매시스템을 갖고 있다 보니 저장업체가 피마늘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다.

이 같은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소수 규모화 된 저장·가공 업체가 중도매인과 암묵적인 담합으로 도매시장가격을 왜곡할 가능성이 생기고, 산지가격이 폭락할 때도 소비자가격은 치솟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거대 자본을 가진 도매법인이 경매권을 독점해 막대한 폭리를 취하면서 농가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농산물을 출하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같은 날 동일 품목을 출하했는데도 가락시장 도매법인 간 경락값 편차가 최대 12배에 달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가들은 너무 적은 생산원가에 분노하고 있다. 이를 대폭 개선하지 않으면 왜곡된 시스템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충남도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다른 지역의 유통거점을 거치지 않고 곧장 인근 하나로마트 등에 공급하는 길이 열렸다.

충남도는 ‘충남오감 통합물류시스템’을 활용,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도내 하나로마트와 롯데마트 등에 직접 납품하는 ‘충남 농산물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같은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통해 물류비 절감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 도내 마트에서의 타지 농산물 판매문제 해소, 소비자 구매 만족도 증진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도가 구축한 로컬마트 공급체계는 ‘농가→농협→로컬마트→소비자’로 유통과정을 4단계로 줄인 게 핵심이다. 즉 도내 농협 20곳에서 생산한 각종 농산물(28개 품목 45개)을 거점농협으로 지정된 예산농협(조합장 지종진)과 금산 만인산농협(조합장 전순구)으로 보내고, 두 농협은 이를 포장해 하나로마트 30곳과 충남·대전 롯데마트 8곳의 발주량에 맞춰 공급하는 방식이다.

유통은 2016년 도입된 ‘충남오감 통합물류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며, 도는 로컬마트 공급체계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물류비를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거점농협은 판매이윤 없이 5%의 수수료만 받은 뒤 각 마트에 공급한다.

도는 앞으로 산지농협 등과 협의회를 운영해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넓혀나가는 동시에 도내 및 인근 지역 대형마트와 협력해 충남 농산물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급체계 구축은 이런 문제점을 다소나마 해소했다는 점에서 희망이 있다. 더 나아가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생산자와 소비자·판매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더욱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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