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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오서산 아름다운 억새 능선에 서다
[1호] 2020년 10월 19일 (월) 10:33:04 전미해 기자 jmhshr@hanmail.net
   
 

충남 보령시와 홍성군, 청양군 3개 시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오서산은 서해안에서 바라보아 가장 높은 산이라서 서해안의 등대라 불리우고, 특히 이 계절 은빛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뤄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보니 전국에 소문이 나 등산객이 자꾸만 늘고 있다는 소식을 올해도 어김없이 접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기관에서 보내오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진으로만 접해왔던 억새물결의 장관, 올해는 꼭 두 눈으로 확인도 하고, 그 감동 마음속에 꾹꾹 저장도 하고, 독자님들과 멋진 사진 함께 공유하리라 마음먹고 18일 오후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홍성 내원사 주차장에서 올라가면 최단거리라는 정보를 얻어 ‘내원사’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고 달려가는 도로 좌우로 펼쳐진 들녘에 이미 추수를 마친 논도,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빛 논도 그 모습 자체가 작품입니다.

그렇게 당진에서 출발해 한 시간 여 달려 도착한 내원사 광성주차장에서 신발끈 바짝 동여매고 정상을 향하여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중도에 포기하고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만큼 가파르고 거친 길을 헉헉 거리며 오르다보니 만만치 않은 인생살이와 등산은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성미 급하게 벌써 붉어진 단풍이 초록 잎 새 자꾸만 전염시켜 가는 모습이 아름답고, 만나는 돌멩이와 바위마다 의미를 부여해 가며 저질체력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여기에서 얼마나 더 가야 되나요? 정상에 오르면 정말 억새물결이 장관이던가요?”

이미 정상에 올라 가을정취에 흠뻑 젖어 사뿐사뿐 하산하고 있는 중년부부를 마주하고 물으니 한 시간은 족히 가야 한다는 답변에는 절망스럽다가도, 찬찬히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오는 초등학생 아들 기다려주고 서 있는 한 젊은 아빠의 “정상이 바로 코 앞”이라는 답변에는 너무 좋아서 지팡이 삼아 의지하고 올랐던 나무막대기도 내팽개치고 춤을 춥니다.

“이야, 이 맛에 산에 오르지!”

“이야, 진짜 장관일세!”

해발 791m 오서산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너도 나도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말을 되풀이합니다.

전형적인 파란 가을하늘 아래 북쪽으로는 논밭이 많은 홍성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멀리 기다랗게 누운 안면도도 보이고, 안면도 영목항과 보령시 원산도를 잇는 1.75킬로미터 대교도 보입니다. ‘원산안면대교’로 할 것이냐 ‘안면원산대교’로 할 것이냐 이름 놓고 보령시와 태안군이 서로 아웅다웅하다가 결국 2019년 ‘원산안면대교’로 이름 붙여진 그 대교가 아련하게나마 보여 반갑고, 육지를 향해 깊게 들어온 천수만의 풍경도 한 폭의 그림입니다.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장관을 이룬 억새 사이로 바라다 본 한 저수지는 지는 해에 반사되어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하게 빛나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그렇게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억새능선에 서서 홍성군 일대와 서해바다를 온몸에 담으며 가을정취에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거리가 다소 멀더라도 완만한 길이라는 안내를 받고 쉰질바위 방향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매우 거친 돌길이지만 좀 전에 매우 가파른 길을 올랐던 것을 기억하니 참 쉬운 길로 여겨집니다. 그러니 인생의 고난도 결국에는 유익이 되는 이치와 같습니다.

저만치서 산악자전거 동호회원들이 그냥 걸어도 힘겨울 이 거친 자갈길을 자전거 페달을 밟아 아주 천천히 오르고 있습니다. ‘왜 저리 사서 고생을 할까’ 의아해 했던 적도 있었는데 반백년 살아보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힘겨운 고통의 길을 올라본 저들은 삶 속 어떤 역경을 만나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것 같습니다. 존경스러워 뒷모습을 사진 속에 냉큼 담습니다.

“웬 짐이 이렇게 많아요?” 바리바리 짐을 싸 오르다가 잠시 쉬어가는 중년부부를 만났습니다.

“여기가 우리 동네인데 종종 남편이랑 이렇게 산에 올라 텐트 치고 1박 해요. 낮 동안에는 사람들, 인공에 묻혀버렸던 자연의 소리가 한 밤에는 오롯이 들려온답니다. 바람소리, 돌멩이 숨소리 까지.”

자연을 이토록 가까이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시적인 표현도 일상이 됩니다.

우리 고장의 명산 오서산을 올라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그리고 나 자신을 오롯이 만나며 더 넓은 세상을 만납니다.

노을도 억새도 참 아름다운 우리고장 오서산, 꼭 한번 올라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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