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서 10월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던 31일 찾아 본 삽교호 바다공원에는 나들이 나온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여기 저기 조성된 주차장마다 차량들로 가득차고, 조개구이며 회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특히 1개에 500원 하는 염통꼬지를 파는 집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이날도 어김없이 제대로 갖춰 입어 꽤나 폼 나는 오토바이 동호회원들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낚싯대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여유롭고, 너른 잔디밭에서는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닷바람을 타고 끝없이 날아오른 수리연들이 새인지 연인지 구분이 안가는 지 지나던 젊은 연인이 고개를 쳐들고 한참을 보다가 “새인 줄 알았어, 오 마이 갓! 연이었어! 하하하” 유쾌한 웃음을 웃습니다.

“여기가 호수잖아요. 그런데 물이 빠지면 뻘도 나오고 그래서 바다를 보는 것 같거든요. 이곳은 호수도 보고 바다도 보는 것 같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인 것 같아요. 갈매기들 건강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기는 한데 새우깡 던져주면 마구 몰려오니까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거든요. 작은 아이가 갈매기 보러가자고 보채서 오늘도 출동했네요.” 당진 기지시리에 산다는 어머니는 서두르는 아이들 손에 새우깡 한 봉지씩 들려줍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너무 잘 돼 있어서 자주 나옵니다. 특히 바닷바람에 연을 날리면 이 손맛이 장난 아니거든요.” 그만그만한 어린 아들 3형제를 데리고 나와 각자의 손에 얼레를 쥐어주고 하늘 높이 올려 보낸 수리연 3형제도 푸른 창공 아래서 누가 더 높고 낮을 것 없이 사이좋게 나란히 날아줍니다.

“어제 와서 차박을 하고 오늘 저녁 천안 집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이곳이 오토바이 동호회 분들에게 꽤나 유명한 만남의 장소인가 봐요. 저녁 내내 오토바이들이 붕붕거린 것 빼고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고3 딸 막바지 공부하는데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자리를 피해주고 싶어서 차박을 했다는 중년부부(천안)의 얼굴에서도 고3 부모의 고단함이 묻어납니다.

“여기가 밤이 되면 조명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잔디밭도 펼쳐져 있고, 공원도 조성이 잘 돼 있어서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면서 힐링 하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자주 찾는 곳이에요.“

이곳에서 만난 선남선녀가 저녁식사로 회를 먹고 밤 데이트를 즐기다 돌아갈 계획임을 말해줍니다.

집콕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아이들, 숨은 차지만 마스크를 하고서라도 뛰고, 오르고, 마음껏 굴러대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님 마음은 흡족합니다.

붕붕카에 오른 어린 남동생이 카레이서 못지않게 현란하게 질주하고, 그 뒤를 싱싱카를 타고 뒤따르는 누나, 부자지간에 격렬하게 농구를 하고, 자매지간에 배드민턴을 즐기는 모습에서 주말의 여유가 흠뻑 묻어납니다.

이렇게 찾아보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만족하게 돼 국민 관광지가 되어버린 삽교호 바다공원은 요즘 야간 경관조명공사를 마쳐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는데 일정 이 있는 관계로 서둘러 돌아와야 해서 참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는 느지막이 다시 찾아 야간 경관조명을 포토에 담아봐야겠습니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