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영춘

내 마음의 고향

아직도 갈 수 없는

구월산자락입니다

 

내 마음의 고향

고인돌에 놓인 엿가락

단물 빨아 마시며

내 잔뼈가 굵어간

너무 오래 헤어져

투정만 남은

뻐꾸기 울음

고요한 산골마을입니다

 

할아버지 등에 어부바

밭두렁논두렁 푸새길

냇가 톺아 돌아

개구리뒷다리 메뚜기 잡아

호박잎에 싸 모닥불에 구워

할아버지와 냠냠거리던

동심의 놀이터

아련한 마음의 고향

 

금방 돌아갈 줄 알고

문고리도 잠그지 않았는데

그해 아홉 살이 팔순 되었는데

통일은 강 건너 불구경이고

이제 내 마음의 고향

불타 썩어 문드러져

너무 오래 기다리다 지쳐

이젠 통일이 돼도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의 고향 그리움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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