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자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대전충남협의회장

 


또다시 학교마다 졸업 시즌이 시작됐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에서 경건하고 아름다운 행사가 되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졸업식 시즌이 되면 학부모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하다. 일부 학교의 경우 졸업식 뒤풀이 명목으로 돈을 빼앗고,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 등을 던지는 행위, 옷을 벗게 하거나 알몸 상태로 뛰거나 단체 기합을 주는 행위, 알몸 상태의 모습을 핸드폰이나 카메라로 촬영·배포하는 행위가 종종 있어왔다.

이를 보다 못한 충남지방경찰청은 본격적인 졸업시즌을 맞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강압적 졸업식 뒤풀이에 대해 교육기관, 청소년 단체와 함께 예방 활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충남경찰은 ‘강압적인 뒤풀이는 곧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 학생들의 일탈을 사전에 차단하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건전한 졸업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졸업식이 집중 된 2월 8일~10일 사이에는 총체적인 경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실제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잘못된 졸업식 뒤풀이가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졸업식 당일 신체에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 등을 던지는 행위는 '폭행죄', 학생의 옷을 벗게 하여 알몸이 되게 하거나 알몸 상태로 단체기업을 주는 행위는 '강제추행죄', 졸업식 뒤풀이 재료 준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빼앗는 행위는 '공갈죄' 등으로 간주, 최고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특히 알몸 상태의 모습을 핸드폰이나 카메라로 촬영, 배포할 경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돼 처벌수위가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졸업식 뒤풀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점은 크게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금년에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교육청, 경찰,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를 집중 지도할 계획이며 졸업식이 학교폭력으로 연결되는 고리를 강력 차단하겠다는 각오가 날카롭게 느껴진다.

잘못된 졸업식 문화에 대해 충남교육감도 특별담화를 발표하여 형식적, 획일적인 졸업식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함께 소통·공감하는 축제형 학교 졸업식 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졸업식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 학생중심의 학교문화로 정착시켜 나가고 기존의 상장수여와 축사 중심의 졸업식문화에서 벗어나, 이를 간략한 영상으로 대체하겠다고 한다.

이를 통해 학교생활의 교육활동 영상을 감상하고, 학생들이 장래 희망을 표현하며, 부모님·선생님께 드리는 글, 제자와 자녀에게 주는 글 등을 읽고, 장기자랑도 즐기며, 축가와 축연을 감상하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졸업식 축제로 이끌도록 하겠다는 의도이다.

과연 올해는 우리지역에서 잘못된 졸업식 뒤풀이가 사라질 수 있을까. 경찰이나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할 것 같다.

하지만 단속을 강화하고 졸업식 문화를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 될 것 같지는 않다. 학부모, 학생, 교사들이 실질적인 교육주체들인데 그 관계가 더욱 긴밀하게 협조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방치되는 곳이 없도록 만들어야 학교폭력을 비롯한 잘못된 학교문화가 바뀌어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