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대전충남협의회장


방학이 되어도 아이들은 각종 학원을 돌아다니며 바쁜 학업을 이어간다. 학교라는 감옥에서 풀려나기라도 한 모양으로 좋아하던 아이들도 다음 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에 시무룩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돌봐줄 부모가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아늑한 자기만의 방을 가진 아이들은 행복한 것이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가정이 파괴되고 팍팍한 살림을 어렵게 헤쳐 나아가는 형편 때문에 자식들을 방목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다행히 요즘 일부 학교에서는 돌봄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겨나 방학동안 방치된 학생들을 보살핀다고 한다.

서산예천초등학교는 겨울방학 중에도 돌봄교실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쉼 없는 작은 공부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교실은 맞벌이 부부, 저소득층·다문화 가정 등 돌봄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돌봄 프로그램과 안정된 시설을 바탕으로 보다 만족하는 학교생활을 영위하게 함이 목적이다.

당진고대초의 돌봄 교실은 학생들의 본 수업 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끝나면 바로 시작된다. 프로그램의 내용을 살펴보면 부족한 교과보충, 독서, 한자, 예술, 문화, 체험 및 융합형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운영한다. 또 간식과 저녁 식사, 하교 차량까지 제공해 학부모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 학교의 돌봄교실은 주중에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토요 돌봄교실 운영을 통해 토요일에도 직장에 나가야 하는 학부모 가정의 나 홀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아이들을 품어주는 돌봄교실은 방과 후 필요한 시간에 여러 가지 놀이 환경 뿐 아니라 독서 활동과 기초적인 국어, 수학, 영어의 다양한 부분까지도 병행하고 있어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방학 중에 가정에서 방치된 아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아늑한 울타리가 될 수 있다. 돌봄교실을 통해 좀 더 손길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각별한 애정과 따뜻한 환경을 제공하여 안정된 마음으로 방학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초등돌봄교실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기위해서는 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 충남교육청 관내 408개 학교에서 초등돌봄교실이 운영 중에 있고 돌봄교사는 모두 324명이라고 한다. 이 돌봄교사들은 각 학교의 재량에 의해서 임용을 하고, 학교 사정에 따라서 시간을 정하며 만일 학생 수가 줄어들어 돌봄교사 운영이 안 되면 계약이 해지되는 것이어서 불안한 신분이라고 한다.

방학 중에 방치된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그늘진 문제를 해결하는 첫 걸음이다. 지금보다 더욱 발전적인 돌봄교실이 운영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확실한 뒷받침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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