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용 논설위원(서해중앙교회 담임목사)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의 과정을 살아왔는가가 중요하다. 아무리 출세를 하고 권력을 잡았다 해고 그 과정이 군사정권처럼 불법이면 그는 역사적으로 단죄를 받는다.

그러므로 진정한 성공이란 물질을 소유하는 것도 아니고 권력을 잡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사명을 위해 고난과 좌절을 딛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데 있다.

만약 우리의 삶에 결과만 중요시한다면 우리들은 아이들이 재롱부리며 자라는데도 관심이 없을 것이다. 오직 빨리 자라서 좋은 대학가서 출세해야 하는 결과에 집착한다면 정말 불행한 삶이 될 것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은 대학입시가 아니라 인간됨에 있어야 한다. 만약 그 사람의 인격이 되든 말든 명문대에 합격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결과 중심적인 교육은 악인을 배출한 뿐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많은 국민들이 애도했다.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을 애도한 것은 그 분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민주주의를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의 일생은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극적이었다. 그는 1950년 6.25 때 인민군에게 반동분자로 낙인 되어 인민재판에서 사형언도를 받고 수감되었지만 극적으로 감옥 문을 탈출했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지고 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목포에서 광주로 가는 국도에서 8톤 트럭이 김대중 씨를 덮치는 바람에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고 평생 절음발이 신세가 되었다.

1973년 8월 중앙정보부는 일본에서 김대중 씨를 납치하여 현해탄에서 수장하려고 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내란 음모죄로 사형을 언도받는 죽음의 고초를 겪었다.

결국 대선 4수만에 1997년 대통령에 당선 되어 I. M. F 외환 위기에서 나라를 건지고 2000년 6월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남북평화시대를 열었다.

우리가 그의 서거를 애석해 했던 것은 바로 그의 삶의 과정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고난을 헤쳐 나온 과정이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사회가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집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내각의 중요인사들이 편법, 탈세, 위장전입이 있어도 능력만 있으면 괜찮다는 인식이다.

최근에는 헌법재판소에서 국회에서 제소한 언론 관련법 판결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헌법 재판소는 ‘언론관계법이 국회에서 심의 표결권을 침해한 불법이라고 하면서 법안의 효력은 유효하다’고 했다. 즉 과정은 불법이지만 법안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다른 예를 들면 도둑이 도둑질한 것은 불법이지만 도둑이 훔친 물건은 도둑의 것이라는 것이다. 또 대리시험을 본 학생이 시험과정은 불법이지만 합격은 유효하다는 논리이다.

이것은 ‘바른 사람이 되라’는 교육의 근간을 흔들어 버리는 망령된 판결이다.

사람의 인생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과정을 소홀히 하고 결과만 중시한 사회가 된다면 삭막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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