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용 논설위원(서해중앙교회 담임)


​우리 지역의 신망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죽음을 접하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성완종 회장은 초등학교 출신으로 갖은 고생을 하며 대기업 회장으로 일어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서산 해미 출신으로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13살 때 서울로 무작정 상경하여 신문배달, 약 배달 등을 통해 종자돈 100 만원 모아 사업을 시작해서 2조원 대의 대기업 경남건설을 이루었다.



초등학교 중퇴한 사람도 자신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귀감이 될 인물이 바로 성완종씨다. 그는 장학재단을 통해 지역 꿈나무들을 키웠다. 우리지역 뿐 아니라 우리사회가 존중하고 귀히 여겨야 할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왜 죽음의 길을 택했는가? 무엇이 그를 극단으로 몰고 갔는가? 그는 자원개발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현 집권층에 대한 섭섭함, 분노, 좌절감 등의 감정이 죽음으로 내 몰았다.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MB(이명박)맨이 아니다”는 주장했고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에도, 2012년 대선 때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뛰었다”고 말했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자신은 오히려 ‘친박’에 가깝다는 얘기였다.



그것을 증명하듯 그는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이 결백을 주장하며 구명을 요청했지만 냉정하게 거절당했다고 했다. 그가 현 정권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까지 전화 할 정도라면 금전 도움을 매개로 해서 평소 친박 인사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으로 추측된다.



전날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수차례 강조했다. 핵심 혐의였던 해외 자원개발 명목의 800억 원대 사기 대출 혐의에 대해 그는 “정부 융자금은 정상적으로 집행됐다. 사업목적 외의 개인적 유용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회사 돈 250억 원 횡령, 9,500억 원대 분식회계 혐의 역시 “자세한 건 수사기관에서 설명할 것”이라면서도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업적과 국민들에 대한 신뢰가 다 무너져 버렸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믿었던 자들로부터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에 대한 배신감을 기자회견에서 울음으로 표현했으며 결국 죽음으로 자신의 결백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성회장이 죽음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까? 성회장이 경향신문 기자에게 돈 준 사람의 실명을 거론한 목적이 무엇일까? 왜 성 회장은 마지막으로 김기춘 10만 달러, 허태열 7억, 유정복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서병수 2억, 이병기 비서실장, 이완구 총리를 거론했을까?



고인이 마지막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가? 그 사람들을 면박 주려고 했던 것일까? 아니다, 그가 실명과 금액을 거론한 것은 바로 정치권력이 기업인들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부패한 구조를 청산하고 깨끗한 사회를 향한 염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고 성완종씨가 바라는 깨끗한 사회는 무엇인가? 부패한 정치권력이 기업인들에게 끊임없이 뜯어가는 검은 돈의 비리를 척결해 달라는 것이 유언의 진정한 뜻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므로 고인의 유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검찰은 성회장의 유언장인 메모지에 적힌 정치권력 자들의 금품수수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이번 기회에 정치권의 검은돈 사슬을 끊어버리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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