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뚜껑 열어놓고 아이들은 매달리고

▲ 우물 안이 궁금한 아이들은 보호자 없이 점핑하여 내다보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공활한 가을 하늘 위로 색색의 연들이 적당히 불어주는 바람 연주에 맞춰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춤을 춘다.

19일 오후 찾아 본 서산 해미읍성의 하늘은 연들로, 땅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때마침 시작된 충남관현악단의 연주와 창 공연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독차지 했다. 가락이 흥겨웠는지 서산시 석림동에서 왔다는 엄마가 쳐주는 박수에 두 살배기 어린아이가 제법 멋진 춤을 춰 또 다른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 앉으라고 마련된 둥글고 작은 통나무 의자는 아이들에게 금새 놀잇감으로 변하고 만다. 때로는 징검다리로, 때로는 탑을 쌓으며 아이들은 친구들과 그렇게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엄마와 나들이 나온 채 5개월도 안됐다는 전우진(당진시 채운동 거주) 아기에게도 해미읍성은 볼거리가 많나 보다. 고개를 좌로 우로, 때로는 하늘을 향해 뚫어져라 바라보며 세상구경 제대로 한다.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코너에는 어린이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하얀 부채에 형형색색의 물감을 칠해 나만의 부채를 만드는가 하면, 작은 구슬을 꿰며 집중하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아빠가 곁에 서 있다.

한쪽에 마련된 직거래장터에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서는 물건을 사느라 여여념이 없다. 어떤 분은 한 손에는 다양한 특산품을 사들고 또 다른 한 손에는 서산생강한과를 맛보고는 흡족해 한다. 그렇게 그 분의 또 다른 한 손도 봉지가 들려졌다.

교황이 다녀간 해미읍성은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버스를 동원한 단체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많다. 이에 부응해 꽃길을 조성하고 환경을 정비하는 반면에 안타까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가옥을 재현해 놓은 곳에 우물 뚜껑이 열린 상태로 아이들이 점핑하고 매달려 큰 사로고 이어질 수 있어 보였다.

관리소를 찾아 담당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평일에는 뚜껑을 닫아 놓고 주말에만 열어놓고 있다. 관광객들이 우물 안이 궁금하다고 해서 그런거다.”면서 “아이들을 어른들이 잘 봐야 되는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필요할 때 어린이와 동반한 어른들이 뚜껑을 열어 보여줄 수 있다. 처음부터 열어놓는 것은 아이들을 그대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키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럴 수도 있겠다. 소장님과 의논하여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답을 듣고 나온 이후에도 조치되지 않고 방치된 우물 주변에서 보호자 없는 상태로 아이들이 우물을 내다보고 올라가려는 행동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미 명소가 된 해미읍성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꼭 필요해 보였다.

한편, 오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해미읍성 일원에서 '성벽은 살아있다'라는 주제로 역사체험축제가 열린다.









▲ 해미읍성 내 우물 뚜껑이 열려 있어서 아이들에게 위험요소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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