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통예악총연합회 안희숙 서산지부장

 

[우리 전통문화를 찾아서] 가사 가곡 시조를 담은 ‘서산정악’을 아시나요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가사 가곡 시조를 일컬어 정악이라고 하는데 혹시 ‘서산정악’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최근 ‘서산정악원’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서산전국경창대회가 열렸는데 이를 접한 시민들은 궁금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과연 정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 말을 참 좋아한다.”라고 말을 꺼냈다.

지난 5일 취재팀이 만난 (사)한국전통예악총연합회충남지부 안희숙 지부장은 전국정가경창대회에 참가하여 2009년 강원도 동해시 국창부 대상, 2013년 서울 관악구 대상부 차상, 2014년 전주노송시우회 주최 대상부 차하, 2014년 진주통합시우회 주최 대상부 차상, 2014년 산청시우회 대상부 장원을 수상했으며 시조사범 및 전국 시조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2013년 문화순회사업 정가공연으로 선정되는 등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국악인이다.

안희숙 지부장이 처음 시조를 알게 된 이야기가 재미나다. 남편과의 부부싸움 후 성질이 나는 것을 소리나 ‘꽥꽥’ 질러보자는 마음에 민요를 배우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그때 시우회관에 들어갔더니 민요를 배우기 전에 시조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시조에 입문했더니 그 묘한 매력에 빠져 본래 하고 싶었던 민요는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안 지부장이 입문한 시조를 정가라고 하는데 이는 정악의 한 종류로 지금으로 말하면 서양의 클래식이라고 한다. 한국의 클래식인 정악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분류를 하기도 하는데 보통은 가곡, 가사, 시조 3가지를 정악으로 보고 그 외 판소리는 뮤지컬 형식으로, 정악과는 분류를 따로 하기도 한다.

이에 안희숙 지부장은 “서양의 가곡도 악보가 섬세하지만 동양의 악보는 접하면 접할수록 어렵고 복잡하다.”며 “예를 들어 평시조라면 평시조의 음율과 틀이 있고, 사설시조의 틀이 있으며 중어리 시조, 반각 시조가 있는데 또 지방마다 달라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지방마다 다른 시조 때문에 예전에는 평균 4군데의 시조를 할 줄 알아야 명창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석암 정경태 선생이 교과서처럼 교제를 만든 것이 ‘석암제’였다. 이후 시조를 입문하면 사범들이 보편적으로 석암제를 가르친다.

정악이 서산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45년 8월 20일. 이 당시 윤기로 서산지방법원장이 시조를 곧잘 읊었는데 주막에 여럿이 모여 시조를 하던 자리가 바로 서산시우회 회관이었다. 해방이 되면서 이 주막을 사서 서산정악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곳에서부터 우리나라 정악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1992년도 사단법인 한국전통예악총연합회에 가입한 후 이곳은 총연합회 서산시지부가 됐다. 올해는 서산지부의 모체인 서산정악원이 창립된 지 70주년이다.

이에 대해 안 지부장은 “지금은 자랑스런 역사가 예전의 명성에 비해 많이 잊혀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체계를 잘 유지 못한 탓”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안희숙 지부장은 우선 자랑스런 역사를 살려내기로 마음먹고 이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개최한 서산정악원 창립 70주년 기념을 기념하여 열린 제16회 서산전국시조경창대회 및 정가발표회에서 그 의지를 보여주었다.

현재 안희숙 지부장이 이끄는 서산지부에는 회원 20명이 가입하여 서산정악원 70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회원들은 매월 요양원을 방문해서 ‘부모님을 찾아가는 우리시조가락 한마당’을 열고 있어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있다.

또한, 매주 월 수 토요일 오전 10시에 서산시우회관에서 정가교실을 열어 서산정악을 시민들에게 전수하고 있다.(문의 010 5042 4754)

인터뷰 마지막으로 안 지부장은 “서산시와 충남도에서 일부을 받지만 턱 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역사와 전통이 있는 서산정악이 있다는 것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으로 서산 시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산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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