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 명중 한 명이 등산을 즐길 만큼 유난히 산을 사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왜일까 싶었는데 한 번 올라보니 알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미세먼지가 나쁘다는데도 불구하고 이 화사한 봄날을 만끽하며 서산 부춘산을 올랐습니다. 딱 봐도 야트막한 이 산은 남녀노소가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그동안 실내운동이지만 나름 체력을 다져왔으니 거뜬히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착각도 큰 착각이었습니다. 잘 가는가 싶었는데 불과 몇 분 지나지 않아 허벅지가 아파오고 숨이 차서 쉬어가기를 여러 차례. 그렇게 금세 바닥나고 마는 저질 체력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헬스장 런닝머신에서 그렇게 열심히 걷고 뛰었건만 다 부질없는 것이었음을....

산을 습관처럼 오르는 분들은 저만치 앞서가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도 살 통통하게 오른 손자 녀석도 거침없이 오르는데 가다 쉬고 가다 쉬고를 반복하는 것도 멋쩍어 괜시리 꽃향기도 한번 맡아보고 “푸릇푸릇 돋아난 새싹이 왜 이리 예쁜거냐”며 사진도 찍어봅니다.

 “쯧쯧 만날 평지 걸어봐야 소용없지. 야트막한 산이라도 이렇게 올라가야 운동이 제대로 되는 거지.”

눈치 챈 남편이 한마디로 정곡을 찌릅니다.

그렇게 남들은 몇 십 분이면 오를 정상을 한 시간 가까이 걸려 겨우 올라 내려다보니 서산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아름드리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이온을 들이마시며 심호흡을 하니 피로가 싹 물러갑니다. 과학이 발달하고 세상이 좋아져 음이온을 방출하는 전자제품도 많다지만 그 어떤 제품이 이토록 신선한 공기를 선물해 줄 수 있을까요.

안 쓰던 근육을 사용했으니 다음날, 그 다음날인 오늘도 허벅지가 아파서 화장실 갈 때마다 에고고 소리가 절로 나면서도 기분은 좋습니다.

그리고 뒷동산이라도 자주 오르리라 다짐도 해봅니다. 검색해보니 산이 주는 장점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산행을 하면 최대 운동 능력의 70~80% 정도 힘으로 근육을 장시간 사용하게 되어서 이 과정에서 근 지구력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단련된 근지구력은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에게 올 수밖에 없는 만성 피로감을 줄여주고, 들이쉬고 내뱉는 일정한 호흡이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해요.

여성분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 다이어트 효과도 탁월하다는. 산을 2~3시간 오르면 보통 5,000~7,000kcal의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살이 절로 쑥쑥 빠지겠습니다.

새벽밥 먹고 출발하여 네 다섯시간 씩 버스 타고 가서 명산을 오르는 것도 좋지만, 우리 오를 수 있을 때 시간 나는대로 가까운 뒷동산이라도 찾아 오르며 자연이 거저 주는 선물 받고 건강 지키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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