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보물이 있다] 당진 신성대학교 주변에서 만난 ‘원효깨달음길’

 

‘원효깨달음길’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름이 참 특이한 길이 당진에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지난 10일 신성대학교 입구에서 우측 골목으로 들어서는 좁은 길을 달리다보니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에서 ‘원효깨달음길’이라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이 길은 산을 중심으로 예산군 수덕사, 서산시 개심사, 홍성군 용봉사, 당진시 영랑사 등 현존하는 사찰과 원효암터, 백암사지 등 옛 절터를 연결한 둘레길이었다.

‘원효깨달음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길의 전체 길이만 약 96㎞에 달하는데 서산시와 예산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에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전설이 서려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정표에는 양지말(영랑사) 방향, 역천(안국사) 방향이 표시되어 있었다. 잠시 차를 세워두고 이 구불구불한 길을 걷다보니 유유히 흐르는 하천이 어느새 상당히 깊은 호수처럼 풍부한 수량을 이루고 갈대밭이 우거져 운치가 있었다.

길가에는 이름모를 야생화 군락지가 우거지고 드문드문 벚꽃, 목련화, 개나리가 다채로운 색을 뽐내며 나그네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었다.

이 길을 혼자 걷는 사람은 반드시 원효대사의 깨달음을 얻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질 것 같다. 그가 마신 해골물을 다시 마시지 않아도 인생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원효가 깨달음을 얻은 장소에 대해 후세는 가야산의 원효봉 인근 어디쯤인가를 그 장소로 추정한다. 가야산은 백제시대부터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충남 내포(內浦)의 중심지다. 선불교의 중심사찰인 수덕사를 비롯해 지금도 100여개의 크고 작은 옛 절터가 가야산에 남아 있다.

이 길은 다시 홍성군 오서산과 예산 봉수산 등을 연결한 ‘백제부흥군길’로 이어지고, ‘내포천주교순례길’ ‘내포역사인물·동학길’로 이어져 장장 320㎞의 도보길을 형성한다.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충남에 만들어진 ‘내포문화숲길’이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에 버금가는 규모지만 아직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을 중심으로 서산·당진·홍성·예산 4개 시·군에 걸쳐 조성돼 있다.

이 도보길이 지난해까지 모든 단장을 마치고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충남도와 사단법인 내포문화숲길은 오는 30일 충남도청 잔디 광장에서 ‘제1회 내포문화숲길 걷기대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내포문화숲길 전 구간 개통을 알리고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지역 주민과 걷기동호회 회원 등 3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도청 광장을 출발해 예산 수덕사 대웅전까지 약 6㎞ 구간을 걷는 행사다.

도보길은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한 숲길뿐 아니라 마을길과 들길, 하천길을 모두 연결해 전 구간이 하나로 이어진다. 원효깨달음길 등 4개의 테마길을 구간별로 나누면 도보 코스가 모두 24개에 달한다.

 

# 원효깨달음길은 내포문화숲길의 4구간

원효깨달음길은 내포문화숲길의 4구간이다. 산림청 산림교육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난달 31일 산림청으로부터 ‘산림교육프로그램’을 인증 받았다.

이번 인증 프로그램은 ‘숲 체험으로 풀어보는 동학이야기’, ‘백제부흥군과 함께하는 즐거운 숲길 여행’, ‘참 나를 찾아가는 신나는 숲 여행’등 3개의 프로그램이다.

주요 주제는 ▲내포역사인물동학길(당진 아미산구간 17코스), ▲백제부흥군길(홍성 학성산성구간 11코스), ▲원효깨달음길(원효암터 구간 4코스, ▲남연군묘/백제의미소길 구간 5코스)로 꿈과 희망 사랑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자연과 하나되는 클린워킹 등 역사와 문화를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프로그램이다.

내포문화숲길은 내포문화권의 주축인 가야산 중심으로 4개 시·군(당진·서산시, 예산·홍성군)의 내포역사·문화 유적과 생태자원, 마을자연경관 등을 4개 테마별로 잇는 총 연장 224㎞이며, 76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방문객이 직접 걸으며 내포의 유구한 역사·문화적 전통과 자연·생태적 가치를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문화 숲길이다.

이 중 당진시에는 총연장 71.7㎞로 백제부흥군길 29.2㎞(대덕산·아미산·둔군봉·합덕제) △내포역사·인물길 15.2㎞(아미산·몽산·영탑사·승전목) △원효깨달음길 21㎞(안국사지·역천제방길·영랑사·대덕산) △천주교순례길 6.3㎞(신리성지·구양도리) 구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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