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명: 당진도서관
작성자: 한경석
도서명: 행복한 철학자
저자: 우애령
출판사: 하늘재
 

 

이 책이 관심을 끄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내 고향인 당진의 은곡재가 주제인 점. 둘째는 퇴직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내 자신의 삶이 반영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남편인 철학 교수를 주인공으로 철학자의 삶을 그려내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철학자라는 인식이 생활의 경제적 안정보다는 뭐 해 먹고 사는지가 더 궁금할 때가 많다. 난해한 질문에 탁상공론을 일삼는 이야기꾼으로 받아들이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철학자는 낡은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당진을, 사랑하는 여인의 앞뒤 고운 자태를 찍듯이 당진에 가기만하면 다시 찍는다. 봄에 꽃이 만발하여 찍고 비가 와서 찍고 가을 추수한 논밭을 찍고, 눈이 와서 찍고, 지인들에게는 유명한 명화를 소개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가 찍은 영상을 자랑삼아 보여준다.

철학자라고는 하지만 너무 고리타분하지 않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길에서 주워 온 오리를 아파트에서 키우다 결국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삭막한 인심에 쫓겨 시골에 오리를 두고 오면서 눈물짓는 철학자의 여린 마음이 묻어난다.

은퇴 후 철학자 아버지의 고향인 당진 은곡재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지인들과 담소하며 막사발에 담긴 막걸리를 나누는 그림은 이미 철학자의 마음이 캠코더에 찍혀 있다. 철학자는 그곳에서 논밭을 돌보고 뜰을 가꾸며 한가하게 사유의 세계를 넓히고 글도 쓰면서 꿈을 이루게 되었다.

모두가 꿈꾸고 원하는 전원생활의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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