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맞은 왜목마을해수욕장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오후 찾아 본 당진 왜목마을해수욕장은 입구 주차장부터 붐빈다.

비가 오고 난 뒤여서인지 유난히 고운 옥빛을 띈 바다 위에 하얀 배 운치있게 떠다니고 검은 장화, 호미 든 할머니의 왼손에 조개를 한 망 가득 채워 들었다.

다리 밑 그늘 아래 옹기종기 자리 펴고 앉은 관광객들은 저마다 싸 온 음식을 서로 나무며 소풍분위기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다.

느지막이 도착한 관광객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미 들고 바구니 챙겨 일제히 바다를 향하는 그들의 얼굴이 호기심 가득한 걸 보니 도시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

먼저 도착해 여기저기 옹기종기 앉아 조개 캐고 앉아 있는 모습이 정겹고, 가끔 불어주는 바닷바람에 연을 날리는 아저씨가 꾀나 멋지고 운치 있어 보인다.

망둥이 낚시에 나선 부자지간, 낚시대를 드리운 폼 마저도 어쩜 저리 닮았을까. 형이 잡은 망둥이를 막둥이가 자랑스럽게 들어 보여주며 웃는다. 낚시하는 남편과 아들 뒷 모습 카메라에 담는 엄마는 오늘만큼은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

호미 든 부녀지간, 무얼 하나 지켜보니 조개 대신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가 안타까워 하나 둘 건져올린다.

모래놀이에 흠뻑 빠진 아이들. 별모양, 동그라미 번갈어 찍어대며 신기한 듯 침 흘리며 웃는 두살박이 아이부터 미처 준비 못해 굴러다니는 1회용 커피 잔을 도구 삼아 마구 파헤쳐 때로는 동굴을 만들고 높이 높이 쌓아올려 깃발 꽂고 박수를 친다. 그렇게 옆에서 놀다보면 어느새 모두가 친구 되고 어디서 왔는지, 이름조차 몰라도 그새 정들어 헤어질때는 아쉬움이 가득, 눈시울까지 적신다.

어부님이나 입을 법한 작업복 챙겨 입은 삼형제가 정겹고, 두 손 꼭 잡고 걷는 청춘은 지난 젊은 날을 회상하게 하고 금새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만다.

분명 똑같은 상표, 똑같은 라면인데 집에서 먹던 맛과 달라도 너무 다른 기막힌 맛에 모두 몸서리 쳐가며 ‘후루룩 쩝쩝’너 한 젓가락, 나 한젓가락 나누다 보니 금새 냄비 바닥이 보이고 만다.

막내둥이 옆에서 빌린 호미 들고 빈 커피잔 들고 바다를 향하더니 헤벌쭉 빨리도 돌아온다. 그새 뭘 잡았나 들여다보니 빈 고둥에 게 한마리 들어가 뒤집었다 엎었다 묘기를 부리니 까르르 아이들 웃음소리 멀리 멀리 퍼져 나간다.

아메리카노 1회용 플라스틱 커피잔에 잡은 조개 넣어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비명소리와 함게 또 한번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앗! 조개가 물총을 쏘았어요. 신기해요!”

백미러를 보니 집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자꾸만 자꾸만 줄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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